거리의 패션은 벌써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니스커트, 스키니 진 등 각선미를 강조하는 패션이 유행하면서 높은 굽의 신발이 유행하고 있다. 요즘엔 하이힐 외에도 웻지힐이나, 플랫폼 등의 다양한 스타일의 굽들도 인기다. 유행을 쫓는 젊은 여성들 중에서는 굽이 10㎝이상 되는 아찔한 구두를 신고 위태롭게 거리를 걷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높아진 구두 굽만큼이나 여성들의 자신감 역시 높아진다고는 하지만 하루 종일 다리 건강은 아무도 책임져 주지 못한다.
하이힐에 실려 다니는 몸
높은 굽을 신으니 자연히 균형 잡기가 어려워진다. 중심을 잡기 위해서 온몸의 근육들은 극도로 긴장하게 되는 것이다. 허리·어깨·목 등에 통증이 올 뿐 아니라, 쉽게 피곤해지기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뒷굽이 높아 몸이 앞으로 쏠리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로 제끼게 되어 배가 나오고 허리가 들어간 임산부의 자세(척추전만)가 된다. 이는 요통의 원인이 된다.
무릎관절 또한 맨발로 걸을 때 보다 하이힐을 신을 때 움직임이 커지며, 발목관절은 맨발일 경우보다 두 배 가까이 더 움직이게 된다. 하이힐을 오래 신으면 처음에는 피로감이 오고 정신집중이 안되는 증상을 보이게 되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허리 통증, 관절염, 디스크, 혈액순환계까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하루 종일 육중한 체중을 가늘고 높은 굽에만 의존해 다니는 격이니 무릎은 물론 척추에도 무리가 가는 것이다. 하이힐 특성상 앞볼이 지나치게 좁은 것도 문제다. 발끝이 조여지면서 체중을 받기 때문에 엄지발가락이 밖에서 안으로 구부러지게 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둘째 발가락 위로 올라가게 돼 발 모양이 변형되는 외반무지증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볼이 좁은 신발은 발을 심하게 조여 혈액순환을 방해하기도 하고 때로는 발톱이 발가락 사이를 파고들어 염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특히 여름철에는 이런 염증들이 쉽게 곪아 절단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
유행이라는 덫에 걸리다
하이힐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그보다 유행의 패턴은 늘 변하고 있단 말이 더 옳겠다. 매해 매 계절마다 새로운 디자인의 하이힐이 시장에 나오고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이 되고 있다. 웻지힐(코르코로 된 통굽 형태)에서 플랫폼 힐(앞굽이 있는 10~15cm높이 하이힐)까지 그 이름도 다양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플랫폼 하이힐이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뉴욕 패션이 미디어를 타고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시대이니만큼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거리는 온통 미니스커트와 하이힐의 물결이다. 신발 하나로 몸매도 보정하고 자기만족도 높일 수 있다니 1석 2조이지만 자칫 다리나 허리 건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이 발은 좀 불편해도 유행이니 참고 신어 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굽이 높아지면 균형을 잡기 위해 몸에 더 힘이 가게 되서 근육이 긴장 되며 족관절의 염좌(삐는 것)도 발생하기 쉽다. 그리고 체중이 앞 발바닥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무릎에 부담을 주게 되고 허리에 통증을 유발하고 요추전만증도 더 쉽게 일으킬 수도 있다. 또한 아킬레스건이 단축되어 허벅지 근육의 피로와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으며, 가늘어진 장딴지 근육으로 인해 아킬레스건의 파열이 될 확률도 높아진다.
굽 모양이나 형태에 따라 신발의 무게도 달라지는데 굽이 무거울수록 에너지 소모가 증가해 발에 피로도 빨리 온다. 무게 중심이 불안정해지고 정상 보행 주기가 짧아지면서 발이나 발목주변 근육이 쉽게 피로해진다. 특히 통굽구두는 구두바닥이 한 통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발 관절의 움직임이 감소되고, 오히려 엄지발가락 중간에는 과도한 압력으로 인해 강직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봄부터 여름까지 주로 많이 신게 되는 뮬 (뒤트임 신발)도 다리 건강엔 좋지 않다. 신발은 앞뒤로 발을 고정시켜 안정감을 주어야 하는데 뮬은 뒤가 없으므로, 발이 미끄러지는 걸 방지하기 하려면 허리에 무리한 힘이 들어가게 된다. 또한 불안정한 걸음걸이를 유발해 보행시의 충격이 척추와 뇌에까지 미치게 된다.
샌들은 스타킹을 신지 않고 신는 것이 정석. 특히 뒤가 트인 뮬을 스타킹을 신고 신는 것은 미끄러짐을 유발, 골절의 위험을 증가 시키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하이힐 신기
높은 하이힐을 꼭 신어야만 한다면 한 번에 6시간을 넘기지 않고, 일 주일에 3~4회 정도가 좋다. 또, 하이힐을 너무 오래 동안 신으면 디스크나 발가락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굽이 낮은 신발과 교대로 신는 것도 좋다.
일반적으로 다리와 허리 건강을 위한다면 전체적인 굽의 높이는 2~2.5cm 정도가 적당하며, 굽이 넓적하고,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재질을 사용한 굽이 좋다. 신발 안에서 발가락 전체가 충분히 잘 움직이며 눌리지 않아야 하고 뒤꿈치를 신발 뒤끝에 붙였을 때 엄지발가락과 구두 앞 사이에 1~1.5cm 정도의 공간이 있고, 엄지발가락을 앞으로 붙였을 때 뒤꿈치와 신발 사이에도 약 1cm 정도 공간이 있는 것이 좋다.
통풍이 잘 되지 않고 땀이 흡수되지 않는 신발이나 꽉 끼는 신발로 인해 무좀이 생길 수 있으므로 구두를 매일 번갈아 신어주는 것이 좋다. 직장인의 경우, 출퇴근용 구두와 직장 내에서 신는 신발을 따로 준비해, 직장 내에서는 발이 편하고 통풍이 잘 되는 굽이 낮은 것을 신고, 틈틈이 발 운동을 해서 피로를 풀어주어야 허리에도 좋다.
발바닥 전체를 골고루 지압을 하듯이 눌러주고 통증이 느껴지거나 뭉친 곳이 있으면 부지런히 눌러서 마사지를 해준다. 발목, 종아리, 무릎 위 부분까지 골고루 주무른 다음 10~20분 정도 발을 심장보다 높이 올려 휴식을 취하면 발과 종아리의 피로감과 부종을 감소시킬 수 있다. 사무실에서는 한 발로 다른 한 발의 발등을 밟는 것도 도움이 되며, 발가락을 구부렸다가 쫙 펴는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에서는 더운 물과 찬 물에 발을 교대로 담그며 족탕을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간단 발마사지
1. 따뜻한 물에 10분 정도 발은 담근 후에 발의 굳은살을 제거한다.
2. 발바닥 전체에 마사지 하듯이 크림을 골고루 바른다.
3. 발바닥 전체를 골고루 문지르며 눌러준다.
4. 발가락 사이에 손가락을 넣고 비벼준다.
5. 발등부분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질러 준다.
6. 복숭아 뼈를 가운데 손가락으로 돌려주면서 마사지한다.
7. 종아리 부분과 무릎 위까지 크림을 골고루 바른 후 부드럽게 문지르며 마사지한다.
/ 유제현 세란병원 정형외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