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식품으로 알려졌던 우유가 도리어 건강을 해친다는 주장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얼마 전 특정우유회사의 우유를 마신 이들이 두통을 일으키면서부터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우유의 진실’을 주제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하루에 2잔씩은 마시는 것이 좋다는 주장과 오히려 우유가 빈혈, 철분 결핍 등을 유발해 인체에 유해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유 신봉자들과는 달리 우유의 효과를 극단적으로 부정하는 이들은 우유에 동맥경화와 뇌졸중, 심장마비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고, 오히려 칼슘섭취를 떨어뜨려 골다공증을 초래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우유 반대론자와 찬성론자의 말 중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렇다고 우유가 모든 이들의 건강을 보장하는 ‘완벽한’ 식품은 아니다. 우선 우유를 너무 일찍부터 먹이면 생우유를 소화시킬 생리적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칫 소화흡수에 이상이 생겨 설사나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우유가 철분 결핍으로 인한 빈혈을 초래한다는 주장도 근거가 있다. 우유에는 100ml당 100mg이 채 안 되는 철분이 들어있고 우유에 들어있는 소량의 철분 조차도 우유 내 다른 성분과 결합되어 흡수가 잘 안 된다. 미국 비즈키야 건강센터가 생후 1년 정도 된 건강한 아기 287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빈혈과 철분부족은 우유의 조기섭취, 철분이 적은 우유를 먹은 유아와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아산병원 소아과 김애란 교수는 “빈혈이 있는 아동의 경우 우유가 적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차라리 다른 제품을 먹는 것이 좋다”며 “특히 우유 단백질에 대해 아토피가 발생하는 아동들은 우유 섭취를 삼갈 것”을 주문했다.

오스트리아 아동보건연구협회도 4개월 미만의 아기에게 우유를 주면 알레르기와 아토피의 위험이 증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장이 성숙하지 않은 아이는 우유 속 단백질을 통해 알레르기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이러한 단백질은 아토피의 초기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의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몇 가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우유는 건강식품임에는 틀림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유는 단백질, 지방, 유당, 비타민 등 140여 개의 성분으로 구성돼 있어 각기병을 예방하고, 피부가 고와지며 장관 점막 생성을 도와서 장을 보호해준다. 

미국 소아과협회는 “우유와 유제품은 안전하며 매우 영양가가 높아서 어린이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며 “부모는 아이가 우유를 먹지 못하는 이유가 없는 이상 우유를 먹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유가 완전식품이라고는 하나 지나치게 먹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서울대병원 소아과 고재성 교수는 “소아의 경우 하루에 400cc 이상 먹이지 않는 게 좋다”며 “우유를 과잉 섭취하게 되면 다른 음식의 섭취가 줄어들면서 빈혈이나 철분결핍의 부작용이 올 수 있고 변비가 생길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홍세정 헬스조선 기자 hsj@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