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은 한국과 시차가 큰 독일에서 개최돼 한밤중이나 이른 새벽에만 경기를 시청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졸음을   쫓느라, 응원으로 마른 목을 축이느라, 흥분으로 빠져나간 기력을 보충하느라 자신도 모르는 새 평소보다 음식의 섭취가 늘어나기 십상이다.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기대와 설렘을 조절해주는 간식과 경기 도중 먹으면 좋은 음식, 또 경기 후 숙면을 취하도록 도와주는 음식을 알아본다.

◇ 경기 시작 전 = 축구를 보면서 흔히 먹는 간식이 ‘맥주에 치킨’, ‘소주에 족발’ 정도다. 약간의 취기는 응원 열기를 한층 북돋워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굳이 술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미리 취해버리면  경기를 재방송으로 봐야 하는 불행을 겪게 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우유나 치즈, 계란 같은 것을 먹어 두는 게 좋다. 단백질과 기름기는 알코올 흡수를 늦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주를 마시려면 경기 시작 전에 삼겹살과 상추, 참외를 먹는 것은 좋지 않다.

광동한방병원 사상체질과 문병하 부원장은 “맥주와 삼겹살, 상추, 참외는  모두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이를 동시에 먹게 되면 경기가 끝난 후 자칫 깊은  잠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 경기 중 = 보통 경기가 시작되면 준비해둔 술을 천천히 조금씩 나누어 ‘홀짝홀짝’ 마시게 된다. 이때 안주로는 감이나 두부 종류가 좋다. 감에는 위를 보호하고 이뇨를 촉진하는 탄닌 성분이 들어 있어 알코올 배출에 효과적이며  두부는  고단백 저지방 영양소라서 술과 궁합이 잘 맞는다.

또 술 없이 건전한(?) 시청을 하려면 참외나 수박 등 신선한 제철 과일과  씹는 재미가 쏠쏠한 견과류, 수분이 많은 오이나 토마토 같은 야채를 먹어주는 게 좋다.

이들 음식은 응원으로 빠져나간 기운을 북돋워주는 천연 스태미나 간식으로  손색이 없다.

◇ 경기 후 = 경기 후에는 몇 시간 남지 않은 아침까지 ‘짧은 시간, 깊은 잠’에 빠지는 게 좋다. 잠은 길게 잔다고 해서 피로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이라도 깊이 자는 수면의 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잠들기 직전에는 위에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한방차 종류가 숙면에 도움이  된다. 대표적으로는 대추차와 매실차, 오미자차가 있다.

대추차는 잠들기 전에 마셔주면 짧은 시간 잠이 들더라도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천연 수면제’로도 불린다. 특히 대추씨에는 신경을 이완시켜 잠을 잘 오게 하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만큼 대추씨를 빼지 말고 통째로 삶아서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

또 매실에는 구연산, 사과산, 화박산 등 유기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 피로회복에는 그만이다. 유기산은 피로할 때 쌓이는 인체 내의 젖산을 분해해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광동의원 이성광 원장은 “매실에 함유된 구연산이 몸속의 피로물질을 씻어내는 능력은 포도당의 10배나 된다” 면서 “월드컵 축구 경기를 시청하면서 술 대신  매실차를 마시면 경기 후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미자차의 경우는  뇌파를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 기분 전환을 돕고 잠에 쉽게 빠져들게 만들어준다. 오미자차는  오미자 10g을 물 5~6컵에 하루 정도 담갔다가 그대로 달여서 마시면 좋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