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피부도 '월드컵증후군' 시달린다

강진수·강한 피부과 원장

비록 16강 진출을 위한 우리팀 경기가 모두 새벽에 치뤄지지만 밤샘 응원도 불사한다는 게 축구마니아들의 생각이다. 직장인들의 경우 낮엔 일하랴 새벽엔 축구보며 응원하려면 건강에 이상 적신호가 예상된다. 특히 목청껏 소리치며 열띤 응원을 하다보면 과도한 땀과 피지가 분비되고, 수면부족으로 인해 눈밑엔 팬더곰 같은 다크써클이 생기게 된다. 밤샘 응원으로 시달리고 지친 피부, 다시 탱탱하게 되살리는 법을 소개한다.

# 올빼미족,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부건조와 다크써클 

새벽 축구경기를 빼놓지 않고 시청하려면 6월 한달간은 낮에 틈틈이 자두고 밤새 깨어 응원하는 올빼미족이 되어야 가능하다. 이런 올빼미 응원족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바로 ‘수면부족’이다. 피부에는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수면은 피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이나 자정 이후까지 깨어있는 생활은 피부 노화의 원인이 되며, 숙면을 취하지 못해 피부가 받은 스트레스는 피부를 늙고 주름지게 만든다. 또한 밤샘응원은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피부노화를 촉진시키며 주름살을 만든다. 따라서 밤샘응원엔 필히 물을 수시로 마셔 피부의 수분부족을 막아야 한다. 또 응원시 야식이 생각날 때는 비타민 C를 공급하는 수박, 참외, 토마토, 오렌지 등 과일을 선택하는 것이 피부에 좋다.

응원하다 잠을 잘 못자 얼굴이 붓고 푸석푸석하다면 얼음 수건 또는 녹차 티백 등을 얼굴에 잠시 올려놓으면 붓기제거에 효과가 있다. 세안시에는 뜨거운 물이나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피부를 안정시켜주는 것이 좋다. 하루 3끼 식사는 양질의 단백질을 위주로 한 균형 잡힌 영양식단이 피부 재생에 도움을 준다.

팬더곰처럼 보이게 하는 다크서클도 주의가 필요하다. 늦은 새벽까지 TV 화면에 몰두하다 보면 눈이 피로해진다. 수면부족에 눈까지 피로해질 경우 눈가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거무스름하게 눈밑에 그늘이 생기게 된다. 또 응원 후 피곤하다고 화장을 잘 지우지 않고 잠자리에 드는 것도 다크써클의 원인이 된다. 특히 피로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멜라닌 색소가 침착돼 눈 밑이 검게 보이므로 신체를 피로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콘택트렌즈, 메이크업 등으로 과도한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 관리 포인트이다. 

# 음주응원족, 여드름 및 피부 트러블 주의

밤새워 TV앞에 앉아 열띠게 응원하다 시원한 맥주 한잔이 더위와 졸음을 물리치는 좋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한잔 두잔 자꾸 술을 마시다 보면 응원은 뒷전이고 어느새 취하기 마련. 적당히 마시는 술 한두 잔은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해 건강에 좋지만 술을 많이 마시면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이 체내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피부가 건조해져 잔주름과 기미, 뾰루지의 원인이 된다.

과음을 하면 알콜이 체내 면역기능을 저하시켜 여드름균이 증식하게 된다. 알코올을 분해할 때 생긴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 역시 피부에 염증을 악화시켜 여드름과 뾰루지가 생겨난다. 또한 과음을 하면 체내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숙면을 취하기가 어려워 부신피질 호르몬이 과다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피지생성에 관여하기 때문에 과다하게 분비되면 모낭이 막히고 이로 인해 여드름이 더 자주 발생한다.

음주시 먹는 안주류도 피부에 영향을 준다. 매운 찌개류나 골뱅이, 낙지 같은 매운 안주는 모세혈관을 확장시켜 피부를 더욱 붉게 하고, 음식의 소금기는 신체 내 수분을 정체시켜 눈과 얼굴을 붓게 한다. 때문에 보통 과음한 다음날이면 얼굴과 눈이 퉁퉁 붓고 피부가 건조해져 화장이 잘 안받으며, 얼굴에 뾰루지도 난다.

음주 후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올라왔을 경우 하루 2~3회 정도의 세안으로 피부를 깨끗이 하고 피지가 모공에 쌓이지 않도록 모공의 입구를 열어주어야 한다. 오염되어 고름집이 깊이 잡혀있으면 테트라사이클린 등 항생제로 염증을 막아야 한다. 밤샘과 음주로 여드름이 나면 초기에 병원치료를 받는 것이 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더러운 손으로 마구 만지거나 함부로 짜내게 되면 피부조직이 떨어져 나가 아주 흉한 흉터가 남게 된다.

45분 동안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쳤다면, 후반 경기가 시작되기 전 15분간은 피부에도 휴식을 주자. 흘린 땀을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시원한 생수와 과일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잠깐 몸을 눕혀 긴장된 근육들을 풀어주는 센스를 발휘한다면 월드컵 기간 동안 건강한 응원전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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