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선수로 떠오른 박지성은 잘 알다시피 평발로 유명하다. 군대까지 면제될 정도로 걷기나 운동에는 치명적으로 알려진 평발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축구선수로 필드를 누비고 다니는 것이 가능할까?
평발은 축구에 부적합한 발로 아무래도 발의 움직임이 둔하기 때문에 피로를 쉽게 느끼고, 오래 뛰지 못한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평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나마 좀 운동이 가능한 ‘유연성 평발’과, 구제불능이라고 할 수 있는 ‘강직성 평발’이 그것이다. 박지성 선수의 경우는 평발이지만 유연성 평발이기 때문에 그나마 축구가 가능한 것이다. 그래도 유연성 평발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인 발에 비해서는 제약이 있다. 박지성 선수의 경우는 예외에 속하는 것으로 본인의 끊임없는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 할 수 있다.
평발의 반대에는 ‘요족(까치발)’이 있다. 발바닥 한가운데에 움푹 패인 부분을 ‘아치’라고 부르는데 요족은 이러한 아치가 높은 발을 말한다. 발의 아치가 높기 때문에 근육의 힘이 세고 점프력이 좋아 축구를 잘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의 발을 조사해 봤더니 대부분이 요족이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축구는 구기운동 중에서 섬세한 운동을 할 수 있는 손을 사용하는 대신 ‘발’을 사용하는 매우 독특한 운동이기도 하다. 따라서 좋은 발을 갖고 있거나, 발을 잘 발달시키는 것이 축구경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축구를 잘하기 위해서는 발의 소근육을 발달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축구는 발을 손처럼 자유롭게 써야 하므로, 발의 섬세한 감각과 기교를 담당하는 소근육이 중요하다. 발가락으로 타올말기, 발가락으로 책장 넘기기 등의 발가락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운동을 하면 좋아질 수 있다. 물론 양발을 자유롭게 쓰는 것도 축구를 잘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킥을 할 때는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라 불리우는 발의 무게 중심에 공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테니스에서 나온 용어인 스위트 스폿은 지금은 골프와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에 사용되고 있는데 축구의 경우는 축구화 끈을 매는 조금 위쪽의 발목부위를 말한다. 영국의 배컴이나 박주영 선수처럼 정확하게 공을 차기 위해서는 공을 스위트 스폿에 정확히 맞추는 연습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 이경태·을지의대 을지병원 족부정형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