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제로(0) 칼로리에 도전한다.
웰빙-몸짱 바람이 불면서 식료품 제조업체들이 칼로리가 파격적으로 낮은 제품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출출한 밤시간에 야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야식가들, 체중감량을 하고 싶지만 군것질의 유혹을 넘기기 힘든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제로 칼로리에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내민 것은 음료업계다. 일찍부터 저칼로리 시장에 뛰어들었던 음료업계는 최근 제로(Zero)칼로리 ‘다(茶)류’를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남양유업의 ‘17차(茶)’ 롯데칠성음료의 ‘지리산 생녹차’ 현대약품의 ‘다슬림9 카테킨 녹차’ 동아오츠카의 ‘그린타임’ 등은 모두 0㎉다. 같은 용량의 탄산음료 콜라가 100㎉, 이온음료 ‘게토레이’가 53㎉, ‘2%부족할 때’의 열량은 86㎉다. 롯데칠성음료 성기승 과장은 “국내 다(茶)류 시장 규모는 2001년 50억에서 2005년 말 기준으로 500억까지 성장했다”며 “특히 웰빙 바람으로 칼로리가 낮은 무당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죽어도’ 제로 칼로리를 달성할 수 없는 우유는 대신 ‘제로 팻(지방)’에 도전함으로써 칼로리 낮추기를 시도하고 있다. ‘제로 팻’을 앞세워 출시된 무지방 우유는 파스퇴르유업의 ‘팻프리’를 시작으로 해태의 ‘지방제로우유’, 덴마크밀크의 ‘스킴밀크’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스퇴르유업 관계자는 “출시 3개월 만에 팻 프리가 전체 유제품 매출액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이 주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지방을 뺀 ‘팻프리’ 우유의 칼로리는 100㎖에 40㎉로 기존의 우유와 칼슘함량은 동일하지만, 칼로리는 30% 낮아졌다. ‘지방제로우유’와 ‘스킴밀크’ 역시 40~45㎉다.
이 같은 제로 칼로리 바람은 우리 국민의 ‘제2 주식’이라 할 수 있는 라면업계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뚜기는 1년쯤 전 칼로리를 대폭 줄인 ‘컵누들’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라면 한 봉지가 500~600㎉인데 비해 ‘컵누들’은 120㎉로 4분의 1에 불과하다. 오뚜기라면 관계자는 “출시 1년 만에 첫 1·2분기 30~40% 성장률에서 최근에는 10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 등 다른 라면 업체들은 기존 제품의 용량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칼로리 낮추기에 동참했다. 농심의 ‘사리곰탕’은 큰 컵을 작은 사이즈로 줄이고, 칼로리도 480㎉에서 280㎉로 낮췄다. 삼양식품 ‘삼양라면’ 역시 515㎉의 큰 사이즈에서 300㎉의 작은 사이즈를 출시했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미지로 웰빙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근엔 곤약으로 만든 라면까지 등장했다. 곤약 라면이나 비빔면의 경우 60~70㎉에 불과해 일반 라면의 10분의 1에 가깝다.
과자류도 예외가 아니다. 맛이 좋으면서도 칼로리가 거의 없는 과자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이제 여성들은 맛도 없는 옥수수 강냉이를 칼로리 때문에 먹는 수고를 덜게 됐다. 유기농식품 전문점 초록마을의 ‘채소두부과자’와 한국야쿠르트의 ‘두부감빠’, 참델의 ‘두부과자’ 등 두부과자들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잡곡을 주재료로 한 크라운제과의 ‘오곡쿠키’나 해태제과의 ‘오미오미 누룽지’도 칼로리가 낮으면서 맛도 좋아 인기를 끌고 있다. 곤약으로 만든 캐러멜의 경우 20짜리가 36㎉로, 247㎉의 7분의 1수준이다. 질감은 일반 캐러멜보다 약간 질기지만, 맛은 거의 똑같다는 것이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평이다.
그러나 이런 제로 칼로리 열풍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칼로리를 지나치게 낮추다 보면 영양부족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성신여대 식품영양학과 이명숙 교수는 “저칼로리 제품은 비타민과 무기질과 같은 조절 영양소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조절영양소가 부족하면 몸에 영양소 공급이 원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절영양소에 의해서 몸의 대사가 이루어지는데, 이것이 부족하게 되면 영양소가 체내에 제대로 흡수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저칼로리 음식을 장기적으로 먹게 되면, 몸의 기초대사량이 낮아져 많이 먹지 않아도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장선이 헬스조선기자 sunny0212@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