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강화제인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가 뇌에 영향을 미쳐 공격적 성격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이스턴 대학의 리처드 멜로니 박사는 과학전문지 ’행동신경과학(Behavoral Neuroscience)’ 2월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스테로이드를 청소년이 복용할 경우 발달과정에 있는 뇌에 변화를 변화를 일으켜 공격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의 BBC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멜로니 박사는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에 해당하는 햄스터 76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결과 다른 햄스터들에 비해 공격성이 10배나 강해졌다고 밝혔다.
멜로니 박사는 이러한 공격성은 스테로이드 투여를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2주동안 지속되었다고 밝히고 2주라는 시간은 햄스터에는 사춘기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3주부터는 공격적인 행동이 누그러지기 시작했다고 멜로니 박사는 덧붙였다.
멜로니 박사는 스테로이드가 투여된 햄스터들을 해부한 결과 공격성과 사회적 행동을 관장하는 뇌부위인 전시상하부(前視床下部)에서 바소프레신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3주 후에는 공격적 행동이 가라앉음과 동시에 바소프레신 분비량도 줄어들었다고 멜로니 박사는 밝혔다.
멜로니 박사는 이는 스테로이드를 한 번 복용하면 장기간에 걸쳐 행동장애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햄스터의 전시상하부는 쥐와 사람의 것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 결과를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