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해성 없어… 공기 속 납성분 더 위험
최근 문구점 등을 통해 유통되는 어린이 화장품들에서 기준치의 최고 3배 가량의 납 성분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납이 든 화장품은 도대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피부 흡착력과 미백효과가 있는 납은 오래 전부터 화장품 재료로 사용돼 왔다. 고대 로마의 귀부인들부터 조선 말 민비에 이르기까지 납 성분 화장품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은소 교수는 “설사 ‘납 화장품’을 바르더라도 피부 장벽이 체내 침투를 막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며 “피부를 통해 흡수된 납은 조직 내에 침착 되지만, 배기가스나 페인트 등 호흡기나 음식 등을 통해 흡입된 납은 혈액을 통해 우리 몸 속을 돌아다니므로 화장품보다 대기오염과 음식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일부 염색약에 납 성분이 들어 있지만 이를 통해 체내로 흡수되는 납 성분은 호흡이나 음식 등 일상생활을 통해 섭취하는 양의 0.5%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세스타피부과 이상주 원장은 “아이들은 피부 단위 면적당 땀샘의 숫자가 성인과 똑같아서 상대적으로 흡수되는 양이 훨씬 많다”며 “납 성분 화장품을 장기간 사용하면 뇌나 중추신경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매일 바르는 기초 화장품이 아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납 화장품’을 적발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위해성은 없다”고 밝힌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현주 헬스조선기자 jooy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