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강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군사강점이 그야말로 거꾸로 뒤집혀 버린 것이다.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 유럽 같은 초강대국들이 조선의 깃발만 봐도 벌벌 떨고, 이미 역사를 알고 있는 현대인들에 의해 도움이 안될 만한 타국의 위인들은 그 성장의 기회마저 빼앗겨 버리는 것이다.
강대국에 의해 유린됐던 역사 때문에 억눌렸던 민족의식이 투영된 작품들이 요즘 나오는 한국형 판타지인 것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역사는 가혹했고, 식민지 청년들의 꿈이 좌절로 변할 수 밖에 없는 역사적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 영화가 ‘청연’이다.
영화 속에서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된 지혁(김주혁)의 앞에서 오열하는 박경원(장진영)은 ‘왜 우리만 이렇게 당하고 살아야 하는가’라고 말한다. 일본의 가혹한 지배하에서 고통받던 식민지 청년들의 좌절감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대사다.
1930년대의 일본에는 국가지상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개개인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의식은 매우 약했다. 영화 속 네 명의 한국 청년들의 운명이 비극적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라이벌이면서도 박경원에 의해 오히려 목숨을 구하게 된 기베(유민)는 짧은 입원기간 동안 생각이 달라지며 이후 박경원의 짧은 생애 동안 가장 강력한 조력자로 변신하게 된다. 기베가 입원중 창가에서 생각하는 장면에 영양수액제를 정맥주사로 맞고 있는 장면이 있다.
입원환자 중에 영양제를 직접 복용하기 어려운 환자들이나 미숙아들을 위해 TPN이라는 고영양주사액제가 있다. 국내에서는 일부 대형병원 위주로 직접 조제되고 있는데, 환자의 체중, 영양상태, 체온 등 각종 신체상황을 감안하여 의사, 약사, 간호사, 영양사 등으로 구성된 영양지원팀이 처방하고 조제한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전해질, 미네랄 등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정량 함유된 TPN은 링거액같은 형태로 일정량씩 정맥으로 투약된다.
중환자들의 경우는 특히 영양실조인 경우가 많고 영양상태가 치사율 및 상처회복 기간 등에 직접적으로 관련되기 때문에 TPN을 통해 환자의 생명유지 효과를 높이고 치료기간을 단축하는데 큰 도움을 받는다.
/최혁재-경희의료원 약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