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한의원을 열고자 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드나요?” “말씀드려도 입주하기 어려워 하실 거에요. 다른 곳을 알아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성형외과, 피부과, 부부클리닉 이외 분야는 수지타산 맞추기가 쉽지 않아서요”

경기 일산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안 모씨(남. 36)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겪었다.

서울 청담동에 새로운 사무실을 얻고자 근처 부동산에 문의한 결과 한의원으로는 입주하더라도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힘들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안 씨에 따르면 "성형외과, 피부과 ,부부클리닉 등에서 시술받는 것은 대부분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관계로 1회만 시술받더라도 웬만하면 100만~200만원이 훌쩍 넘지만 한의원에서 약처방만 하더라도 이같은 수입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는 중개업소 주인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안 씨는 중개업소 주인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난 후 새로 입주할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바꾸기로 했다.

현재 안 씨가 일산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의원은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50만원이지만 그가 문의한 청담동은 보증금 5억원에 월 임대료 800만원.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담동, 압구정동 등 강남 지역에 위치한 병원 임대료는 경기가 썩 좋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청담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관계자는 "지역 특성상 임대료가 비싼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피부미용, 성형, 부부 클리닉 등의 분야는 인기가 있을 뿐만 아니라 비보험 분야의 시술이 많아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산 등은 신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건물 년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수지타산 맞추기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다는 것.

내과, 한의원 등을 비롯한 상대적으로 비인기과의 경우도 저렴한 가격에 입주할 수 있는 사무실이 꽤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일산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신축된 사무실의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500만~600만원 정도 한다”면서 “그러나 4년 이상된 사무실 임대료는 저렴한 편이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4년 이상된 3~4층에 위치한 병원은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 250만원이면 입주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성형·피부·부부클리닉 등의 경우 청담동, 압구정동 등 소위 잘나가는 곳에 입주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기타 과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 개원의 또한 "향후 성형·피부·부부클리닉 정도만이 청담동, 압구정동 등 소위 잘나가는 지역에 입주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이같은 추세를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서비스 마인드와 치료법으로 무장한다면 타분야도 이 지역에 의원을 개설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서울=DM/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