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낮아 다이어트 효과 높고

식이섬유 사과의 3배… 변비 예방

물컹물컹하고 아무 맛도 없는 곤약이 건강-웰빙식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성인병과 변비를 예방하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 지면서부터다. 10년째 곤약을 생산하는 동양식품은 2년 전 대비 작년 매출이 20% 늘었고, 모 곤약 전문 인터넷 쇼핑몰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작년 여름에 비해 2배 가까이 폭증했다. 묵 곤약, 실 곤약 외에도 오징어 모양 곤약, 쌀처럼 생긴 알알이 곤약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곤약은 구약나물이라고 하는 아열대 작물의 덩이줄기(구약감자)를 가루로 낸 뒤 여기에 응고제 역할을 하는 수산화칼슘을 넣고 끓여서 만든다. 구약감자 자체는 맛이 없어 구워먹거나 삶아 먹을 수는 없다.

곤약에는 단백질이나 지방, 비타민 같은 특별한 영양소는 없지만 ‘글루코 만난(Gluco Mannan)’ 이라고 하는 식물성 섬유가 풍부하다. 또 칼슘, 나트륨, 칼륨, 인 등의 미네랄이 들어 있다. 동의보감에는 구약감자가 비만이나 변비, 정장 작용에 효과가 좋다고 기술돼 있으며, 중국에서는 옛날부터 황제의 비만 치료제로 쓰여 왔다. 일본의 대표적 장수마을인 오키나와에서는 곤약을 매 끼니마다 빼놓지 않을 정도로 즐겨 먹는다고 한다.

차례상에 올리는 탕국이나 어묵 전골 등에 들어가던 곤약이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줄 수 있고 칼로리까지 적어 다이어트 용으로 그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밥 한 공기(200g)가 300㎉, 고구마 한 개가 256㎉인데 반해, 곤약 200g은 48㎉에 불과하다. 곤약 다이어트로 3개월 만에 7㎏을 감량했다는 유영난(36)씨는 “어린 아이들 때문에 밖에서 운동할 수 없는 형편이라 곤약으로 식이요법을 시작했다”며 “실 곤약으로 면 요리를 해 먹고, 현미와 곤약으로 된 쌀을 1:3의 비율로 넣고 밥을 지어 먹었더니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식이섬유가 풍부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 곤약 100g에 들어있는 식이섬유는 3.62g으로 같은 양의 귤(1g)이나 사과(1.3g)보다 훨씬 많다. 또 이 식이섬유는 위에서 소화,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배변을 촉진해 줄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을 걸러내는 효과도 있다. 대학생 황진희(25)씨는 “인터넷에서 구입한 곤약 칩을 하루에 한 두 봉지씩 먹고 있는데, 요즘은 매일 화장실에 간다”며 “변비가 심해서 좋다는 모든 음식은 다 먹어봤지만 곤약만큼 효과를 본 식품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곤약에는 영양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끼니마다 먹으면 영양실조에 걸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는 “조리 시에는 곤약 자체가 지방을 흡수하기 쉬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름에 볶을 경우 칼로리가 높아지므로 조리거나 데쳐서 먹는 것이 좋다”며 “곤약 특유의 냄새가 싫은 사람은 곤약을 물에 하룻밤 정도 담가두면 좋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