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의 대답은 아마 ‘나니아 연대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동화와 판타지의 구분이 모호해진 최근의 영화계 흐름에 더해 이 영화는 각국의 신화적 요소까지 섞어 놓았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연상시키는 평원의 대규모 전투장면, 여기에 더해 그리스 신화의 단골 등장인물인 반인반마(反人反馬)의 겐타우로스족 전사들까지 등장하는데다, 심지어 산타클로스까지 나와서 주인공들에게 결정적 도움을 준다.
일부 관객들은 반지의 제왕보다 훨씬 못하다며 혹평을 하기도 하지만, 나니아 연대기의 차별점은 바로 실감나는 동물들의 연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 남매들을 돕는 비버 부부와 하얀 마녀의 친위대인 늑대들, 그리고 말하는 사자 아슬란에 이르기까지 그 실감나는 장면은 결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골룸의 열연 못지 않다.
영화속에 등장한 산타클로스는 하얀 마녀와의 결투를 앞둔 주인공들에게 각자 다른 선물을 준다. 이 중 막내 루시에게 주어진 것은 어떤 상처든지 치료할 수 있는 약병. 전쟁을 승리로 이끈 후, 루시는 이 약물로 죽어가는 오빠 에드문드와 아군들을 살려낸다.
과연 이런 약물은 존재할 수 있을까? 물론 결론은 ‘그렇지 않다’이다. 단순히 약초와 그 밖의 천연물들을 끓이고 섞은 약물로는 절대로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아직도 경제적인 이유로 세계 인구의 8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질병이나 상처 치료의 대부분을 약초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 세계로 보면 약 5000종의 식물이 약초로 분류된다.
약초요법의 선구자들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인디언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15세기말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 이후 에스파냐 원정대가 멕시코를 식민지로 만들면서 인디언들의 허브 재배술이 유럽에 전해졌고, 중세의 수도원을 중심으로 약용식물이나 과수류와 함께 허브도 재배하기 시작했었다.
전세계적으로 2500여종이 자생하는 허브 식물은 생육이 매우 강하여 어느 곳에서나 잘 자라지만, 통풍과 보온성 및 배수성이 좋고 유기질이 많으며 햇빛이 충분한 양지바른 토양에서 잘 자란다.
인디언들은 약초를 신성시 하여 자신들처럼 추장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약초를 캘 때에도 예를 갖추었다고 한다. 루시가 환자들을 치료할 때 쓰이지 않았을까 짐작해보는 약초로는 달맞이 꽃과 에치네시아 그리고, 짚신나물을 추정해본다.
달맞이 꽃은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있으며, 에치네시아는 뱀이나 독충에 물렸을 때, 그리고 외상에 자주 사용하는 약초였다. 짚신나물은 신장, 간장, 관절염 등에 쓰며, 미국의 성악가들이 성대를 보호하기 위해도 쓴다고 한다.
/최혁재-경희의료원 약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