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때문에 생겨나는 질병을 조사한 결과 간질환보다 오히려 위장질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사랑병원 전용준 원장이 알코올의존증 환자 692명(남자 552명, 여자 1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술 때문에 악화되거나 새로 생긴 병으론 위장질환(21.49%)이 가장 많았고, 간질환(15.38%), 호흡기질환(14.68%), 당뇨병(10.88%), 고혈압(4.85%) 등이 뒤를 이었다.

전 원장은 “간에 비해 위장 질환이 많은 것은 술에 의존하는 환자들의 경우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알코올성 간질환은 술과의 인과관계를 따지기 어려운 점 때문에 조사결과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술로 인한 질환에 호흡기 관련이 많은 것은 면역성과 관계가 있다. 술을 마시면 면역세포도 그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기 등 외부 바이러스감염에 취약해진다. 술 마실 때의 치아상태나 불결한 환경 등도 면역력을 저하시켜 폐렴까지 올 수 있다.

여성들은 특히 남성에 비해 술을 분해하는 능력이 절반밖에 되지 않아 간질환에 걸릴 확률이 그만큼 높다. 남자들에 비해 몸 속 체액의 양도 적고, 특히 남자들이 위장에도 알코올 분해효소를 가진 반면, 여성들은 위장에 효소가 없기 때문이다.

간은 알코올 성분뿐 아니라 각종 음식물, 심지어 공기 중으로 들어오는 유해성분까지 걸러내는 우리 몸의 정화기 역할을 한다. 연말연시를 맞아 연일 술자리를 갖게 되면, 간이 피로해지면서 그만큼 각종 유해성분이 걸러지지 않고 뇌를 포함한 우리 몸 곳곳에 퍼지게 된다.

우리 몸에 들어온 술은 간에서 1시간에 약 7씩 분해된다. 이에 따라 마신 술의 양이 많으면 해독시간도 길어진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건장한 성인 남성(68㎏)이 소주 1병을 마신 뒤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는 약 8시간 정도가 걸린다.

간이 피로해지면 부어 오르고 대사작용에 이상이 생기면서 지방간이 오게 된다. 이 단계에서 계속 술을 마시면 간에 염증이 생겨 몸 전체가 쉽게 피로해지고, 심한 경우 간암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 만성위염, 말초혈관 확장, 심장 비대 및 확장, 다발성 신경염, 떨림, 평형장애 등의 증세가 함께 오게 된다.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임규성 과장은 “술을 마신 뒤 최소한 2~3일은 쉬어줘야 간이 피로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술은 마실수록 양이 늘어나기 때문에 연말 분위기에 들떠 연일 과음하면 알코올의존성도 점점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 최현묵기자 seanch@chosun )




최현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