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신체에 대한 불만 혹은 우울감때문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아내이자 90년대 말 영국 최고 여성 그룹 ‘스파이스 걸스’의 멤버인 빅토리아 베컴.

그녀는 최근 부부 불화설 때문에 ‘영국에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으로 뽑히기도 했다. 민감한 성격의 그녀는 한 때 거식증으로 고통 받았으며,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증으로 음식을 거부해 거의 죽을 지경이 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식증은 말 그대로 식사를 거부하는 병이다. ‘신경성 식욕부진’이 정식 병명.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이 많이 변화하면서 20대 여성에게서 급증하고 있다. 미국 등 서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여성인구의 0.5~1.0%가 거식증을 앓고 있다. 체형이나 체중에 관심이 높은 무용수, 모델 등에게 특히 많이 발병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거식증 환자들은 살찌는 것에 대한 심한 두려움, 이로 인한 식욕부진과 식사거부, 특이한 식사 행동, 현저한(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들은 살찌는 것에 대한 지나친 공포와 마르는 것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갖고 있으며, 특정부위의 살이 지나치게 쪘다는 등의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강박적으로 체중을 측정하며 체중과 체형에 따라 자신감과 기분이 달라진다. 체중증가를 자기 실패로 연관 짓고, 죄책감에 빠져든다. 그리고 이러한 표면적인 증상 밑에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신체에 대한 끝없는 불만족, 우울감, 대인관계의 어려움, 가족관계의 갈등, 자신감의 저하 등이 자리잡고 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에서는 급격한 체중 저하로 인해 무월경증, 변비, 복통, 추위에 대한 내성저하, 저혈압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체중조절을 위해 사용한 하제나 이뇨제의 남용으로 인해 부종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구토로 인해 치아가 부식되고, 이하선(귀밑샘) 비대로 얼굴이 커질 수도 있다.

치료는 내과적 문제의 해결과 이상 식사태도를 없애고 새로운 식습관을 형성하는 등 행동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외에 개인 상담 및 가족치료가 중요하다. 빠르고 지속적으로 정상체중의 30% 이상이 저하되거나, 행동 양식의 위험한 변화, 자살 가능성 또는 자살 시도를 했거나 정신병적 상태일 때는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 효과는 환자마다 달라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고, 계속 재발하다 악화돼서 사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전체의 40% 정도는 완치되고, 3분의 1 정도는 호전되며, 약 20%는 장기적인 장애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