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빙판길에서만 노인 낙상(落傷)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노인 낙상으로 인한 척추의 압박 골절은 실내에서 더 빈번히 일어나며, 특히 골다공증이 급속히 진행되는 여성 노인의 압박 골절이 남성보다 3.5배 정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오명수 부장팀이 2004년 8월부터 2005년 8월까지 척추 압박골절로 병원에 온 202명을 분석한 결과 실내 낙상이 109명(53%)으로 실외 낙상 97명(47%)보다 많았다. 50대와 60대의 경우 실외 낙상이 실내 낙상보다 근소하게 많았으나, 70대 이후에는 실내 낙상이 훨씬 많았다.
실내 낙상의 경우 거실이나 방에서 넘어진 환자가 39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장실에서 미끄러짐 26명, 집안일 도중 넘어짐 22명, 침대에서 넘어짐 15명, 기타 9명이었다. 실외의 경우 길이나 계단에서 넘어짐 33명, 차량 이용 중 충격 19명, 운동 중 충격 17명, 빙판길 넘어짐 9명, 기타 13명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156명, 남성 46명으로 여성이 3.5배 정도 많았다.
척추의 압박골절은 척추뼈가 골절되어 내려 앉은 상태로 골다공증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폐경기 여성이나 노인에게 흔히 일어난다. 노인들은 뼈가 약하므로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가 쉽게 주저 앉게 되며, 이 때문에 사망하게 되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오명수 부장은 “노인들은 어지럼증이 있거나 균형감각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집안에서도 쉽게 넘어진다”며 “낙상 방지를 위해 화장실의 물기를 제거하고, 바닥의 전선 등 걸려 넘어질 만한 물건들도 모두 치우는 등 실내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낙상 전 척추가 비교적 튼튼하고 척추의 압박골절이 경미한 경우엔 보조기를 사용하며 4~6주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호전된다. 그러나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에는 특수 주사기와 풍선 등을 이용해 주저 앉은 척추를 원래 높이로 복원시킨 뒤, ‘골 강화제’로 불리는 ‘뼈 시멘트’를 채워 넣는 ‘척추성형술’ 등의 전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임호준기자 imhoju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