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교수의 신인류 다이어트
“일 때문에 술은 마시는데 그래도 살이 빠지네요.”(홍모씨·여·29).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한밤 중에 꼭 뭘 먹어야만 했는데, 요즘은 밤에 음식 생각 않고 푹 잘 수 있어서 좋아요.”(곽모씨·남·36).
“지난 3주 동안은 운동은 전혀 못해서 선생님한테 야단 맞을 각오하고 왔는데, 검사해 보니 지방이 2kg이나 빠졌네요?”(이모씨·남·35).
특별히 요구하는 운동도 없다. 절대 먹어선 안 되는 음식도 없다. 억지로 배고픔을 참을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살은 빠진다?
21세기를 사는 인류에게 맞게 ‘진화’한 다이어트법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우리는 신인류(新人類)다. 먹고 살기 위해서 잠시도 쉬지 않고 몸을 움직여야만 했던 200만년 전 태초의 인류나, 육체 노동량이 상당했던 불과 50년 전의 인간과는 다르다. 첨단 기술 문명 덕분에 움직일 필요가 없다.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단맛과 고소한 기름이 흐르는 음식은 넘쳐난다. 사회는 술을 권하고, 회식도 끝까지 쫓아다녀야 출세한다. 운동할 시간도 없지만, 사실 취미도 없다.
신인류의 유전자는, 그러나 구석기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춥고 배고픈 날’에 대비해 비축하는 데만 익숙하다. 결코 그런 날은 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니 끊임없이 살이 찐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선 어떻게든 비만을 해결해야 한다. 어떻게?
신인류에 맞게 혁명적으로 식탁을 바꿔야 한다.
신인류를 위한 다이어트 혁명은 다음 순서로 이뤄진다. 첫째, 내 몸의 ‘신호’에 익숙해 지면서, 자연스럽게 적정 식사량을 유지한다. 둘째, 저지방고단백 음식을 남성은 하루 75g 이상, 여성은 하루 60g 이상 지금보다 더 많이 섭취한다. 대신 탄수화물은 지금보다 줄인다. 셋째,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저녁 식사는 하되, 당질(밥, 빵, 면)을 안 먹는 것이다.
결국 탄수화물을 지금보다 덜 먹고 단백질을 지금보다 더 먹으면 된다는, 의외로 간단한 결론이다. 하지만 밥이 주식인 사람들에게 저녁식사에 밥을 먹지 말라고? 농사 짓고 걸어서 다녔던 40년 전만해도 저녁 밥 한 공기 먹는 게 맞았다. 그러나 신인류여! 우리는 움직이질 않으니 체격은 커졌어도, 에너지 소비는 엄청나게 줄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바로바로 연료로 쓰지 않으면 고스란히 저장되는 탄수화물은 줄이고,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은 더 먹어서 건강도 다지고 기초대사량도 늘리는 것이다.
신인류를 위한 다이어트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체중감량이 목표가 아니라 건강이 궁극적 목표며, 평생 유지하는 프로그램이다. 결코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고 돈도 안 든다. 내 몸을 이해하고, 거기서 보내는 생리적 신호를 다스리면서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므로, 배고픔을 참을 필요도 없다. 그러니 복잡한 칼로리 계산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에게 꼭 맞는 ‘토종’ 다이어트 방법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실제로 아는 만큼 뺄 수 있다. 지금은 신인류를 위한 다이어트 혁명이 일어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