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8시간 정도로 전체 수명의 1/3 가량을 잠을 자면서 소비한다고 할 수 있다. 수면은 하루의 피로를 풀어 다음날의 힘찬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만, 때로는 밤새 좋지 않은 꿈이나 어렴풋이 기억나는 수많은 꿈을 꾸면서 밤새 고생하여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지 않고 피로가 지속되고 머리가 맑지 않으며 심하면 이러한 증상이 수일간 지속되어 몸의 컨디션이 나빠져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 동안 수면과 건강과의 관계에 대한 여러 연구에서는 피로회복을 위해서는 수면을 취하는 절대적인 시간보다는 깊이 잠을 잘 수 있는 수면의 질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양질의 수면, 즉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소음, 온도, 침구류 등과 같은 수면 외적인 환경이 중요한 부분이지만, 수면 내적인 부분으로 개인의 건강이 좋지 않아 밤새도록 꿈속을 헤매어서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상쾌하지 않고 머리가 무겁고 맑지 않은 경우가 있다.

꿈은 수면의 단계 중 얕고 깊은 수면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빠른 눈의 운동(rapid eyes movement, REM)이 나타나는 수면 상태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으로 보통 7~8시간 자는 동안 1시간~1시간 반 간격으로 4~5회 정도 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잠잘 때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 건강한 사람은 누구나 규칙적으로 꿈을 꾼다고 할 수 있지만 꿈을 꾼 후에 10분만 깊게 자면 아침에 일어나서 꿈을 기억할 수 없게 된다. 만약 깊은 잠을 자지 못할 경우에는 이것을 기억하고 꿈을 자주 꾸는 것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사물과 정신이 서로 접촉하게 되어 꿈이 생기며 인체 내 장부(臟腑) 상태에 따라 꿈의 내용 또한 다르게 나타난다고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특히 밤새 좋지 못한 꿈을 많이 꾸는 것을 ‘다몽증(多夢症)’이라 하는데, 인체의 정신사유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심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심장이 실(實)하면 꿈에 걱정스럽고 놀랍고 괴상한 것이 보이며 심장이 허약하면 꿈이 많다고 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다몽증은 다만 불쾌한 꿈을 많이 꾸는 것뿐 아니라 대부분 불면, 불안, 초조,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등과 같은 여러 증상들을 동반하게 되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심장을 중심으로 다른 장기의 상태를 살펴서 부족한 기운은 보충하고 좋지 않은 기운은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이나 침 치료를 할 경우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꿈과 관련된 증상을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본다. 첫째는 꿈이 많아서 숙면할 수 없는 ‘다몽(多夢)’, 두 번째는 수면 중 무서운 악몽을 자주 꾸어 숙면할 수 없는 ‘다염(多魘)’, 세 번째는 수면 중 앉거나 혹은 일어나서 말을 하거나 행동으로 표현하는 ‘몽유(夢遊)’로 나눌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의 허실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데, 특히 심(心), 간(肝), 담(膽)이 허해지면 다몽(多夢), 다염(多魘), 몽유(夢遊) 등이 생기는데, 증상을 통하여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 꿈이 많고 남자는 여자가, 여자는 남자가 꿈에 자주 보이고, 수면이 부족한 느낌과 피로감을 호소하게 되는 다몽(多夢)은 혈기(血氣)가 적어져서 심기(心氣)가 허해진 원인이기 때문에 익기안신탕(益氣安神湯), 보혈안신탕(補血安神湯) 등으로 치료한다.

둘째 자다가 놀라거나, 악몽을 꾸고 잠꼬대를 하거나, 소위 가위 눌린다는 증상 등의 다염(多魘)은 간(肝)이 사기(邪氣)를 받아 심담(心膽)이 허해져서 오는 것으로 별리산(別離散), 거담청심탕(祛痰淸心湯) 등으로 치료한다.

셋째 자면서 꿈속에 나타나는 것을 앉거나 누워서 혹은 일어나서 말과 동작으로 표현하는 몽유(夢遊)는 심담(心膽)이 모두 허하여 생기는 것으로 장담보심탕(壯膽補心湯)으로 치료한다.

특히 부인이 자면서 귀신과 교접하는 꿈을 자주 꾸는 것은 칠정(七情), 즉 과도한 정신적 스트레스나 충격이 심혈(心血)을 손상시켜서 오는 것으로 평소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은둔하길 좋아하고, 혼자 말하고 웃고 혹은 울고 하는 증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복신산(茯神散), 귀비탕(歸脾湯) 등으로 치료한다.

그 외 집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한약재 중에 마음을 안정시키고 약해진 심장의 기능을 북돋을 수 있는 멧대추씨(酸棗仁), 측백나무 열매의 씨(柏子仁), 대추(大棗), 연꽃열매(蓮子肉) 등을 구해서 평소에 꾸준히 차로 마시면 증상개선에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증상은 정신적인 부분과 관련이 깊고 스트레스에 의해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평소의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가벼운 운동이나 체조 등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기고: 허성·광동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과장·한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