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신우신염, 오줌소태 얕보면 걸린다

임호준

여성·성생활 활발한 20~30대에 많이 발병
성행위때 세균 침입… 청결이 쉬운 예방책


▲ 장성구 교수가 신우신염으로 입원한 환자의 복부를 초음파로 검사하고 있다. 사진=경희대병원 제공
패혈증(敗血症)으로 악화돼 사망할 수도 있는 급성 신우신염은 약 9대1의 비율로 여성에게 많으며, 그 중에서도 성생활이 활발한 20대와 30대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오줌 소태’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아 발병하므로,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 볼 때 통증이 있는 경우엔 즉시 병원을 찾아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경희대병원 비뇨기과 장성구 교수팀이 지난 5년간 급성 신우신염으로 입원한 1026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자는 118명인데 반해 여자는 908명으로 여자가 약 9배 많았다. 여자 중에선 20대가 21.3%으로 가장 많았고, 50대(19.5%), 30대(17.4%) 순으로 많았다. <표> 또 신우신염 환자의 10.1%가 자칫하면 사망할 수 있는 패혈증으로 악화됐다. 패혈증이란 피 속에 세균이 침투하고 번식한 상태로, 세균이 피를 타고 온 몸을 돌며 간이나 콩팥 등의 장기를 공격하므로 자칫하면 생명을 잃게 된다.


급성 신우신염은 대부분 세균성 방광염이 원인이다. 여성은 요도와 항문이 가깝기 때문에 항문을 통해 나온 대장균 같은 세균이 외음부나 질 근처에 많이 있다. 이 세균은 평상시에도 쉽게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들어가지만, 특히 성행위 과정에서 쉽게 질을 통해 요도·방광으로 침투한다. 장성구 교수는 “처음 성행위를 하는 새 신부에게 많이 생기므로 ‘허니문 방광염’이란 말도 생겼지만 성병은 아니다”며 “평소 외음부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성행위를 할 때 특히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균성 방광염 때문에 오줌 소태 증상이 나타나면 신우신염으로 악화되지 않게 하기 위해 지체없이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우신염이 생기면 오한이 들면서 40도가 넘는 고열이 생기며 소변에 고름이 섞여 나온다. 방광염은 2~3일간의 항생제 치료로 쉽게 치료되지만 신우신염은 증상이 몹시 심해 1주일 정도 입원하고 3주 정도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잘못하면 패혈증으로 발전해 경우에 따라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장 교수는 “방광염은 여성에게 너무 흔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거나, 부끄러워서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소홀히 하면 안된다”며 “항생제를 잘못 쓰면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방광염의 예방을 위해 배변 뒤에는 질 부위에서 항문 방향으로 변을 닦아내고, 성행위 뒤나 소변이 마려울 때는 참지 말고 바로 소변을 보는 게 좋다고 장 교수는 충고했다.

한편 신우신염 환자 중 일부는 요로결석, 소변의 역류(방광에 있는 소변이 요도로 나오지 않고 거꾸로 신장으로 나오는 현상), 요관의 협착 등이 원인이며 이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