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개혁하는 건강전략을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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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대부분이 70대에 죽는다는 것은 이미 20~30년 전의 일이다. 한국인의 수명은 빠른 속도로 상승, 평균 수명이 거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다. 2004년 현재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7세 전후이고, 이 평균에는 어려서 사망한 사람들까지 포함되어 있어, 50세를 넘긴 한국인의 기대여명은 80대 중반쯤 된다. 조금 노력하면 남자 90세, 여자 95세까지 살게 된다.
2010년이 되면 무난히 남자 95세, 여자 100세의 평균 수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050년까지는 남·여 모두 150세의 수명이 가능할 것으로 미래학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대부분이 죽고 몇 사람만 오래 살 때 쓰이던 ‘장수’라는 용어는 더 이상 이제 맞지가 않다. 모두 오래 사는데 몇 사람만 일찍 죽는 것이 오히려 더 드문 현상이니, 이를 ‘조기사망’이라 표현해야 옳다.
사실 자신이 오래 살 것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그분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병들어서 고통과 의존 속에 비참하게 살아가는 노년의 삶이다. 이때쯤이면 자신의 생명이 저절로 끊길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렇지가 않다. 발달된 치료의학으로 병든 몸을 어느 정도 고쳐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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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어느 길로 가느냐는 운명이 아닌 우리 스스로의 선택이다. “우리 부모가 어떠어떠한 병으로 오래 못 사셨으니 나도 그럴 것이다”라는 것은 스스로 B 경로를 택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전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에 불과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자동차도 잘 닦고 조이고 기름치면 오래 쓰듯이 우리의 몸도 마찬가지다. 기계와 한 가지 다른 점은 사람은 자신의 몸이 최고였을 때만을 기억하고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50대인데 30~40대의 체력과 기능을 가져야 한다고 착각하거나,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식으로 체력저하에서 오는 현상을 질병이 생겨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더 심하게는 “이제 좋은 시절 다 갔다”고 자기비하 또는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다.
죽지 않고, 병들지 않으려면 지난 과거보다는 앞으로 다가올 자신이 맞게 될 미래에 대해 준비를 해야 된다. 여태껏 건강했으니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고 자만하지 말고 앞으로 일어나게 될 몸의 변화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환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건강전략이 필요하다. 20~30대에는 자신의 몸을 써서 일을 수행하는 것이 목표지만, 40대 이후에는 일과 몸 둘 다 목표가 되어야 한다. 자신을 가장 잘 아는 주치의의 지도를 받아 암 조기진단, 만성질환과 스트레스 관리 및 운동·영양요법 등을 위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여태껏 이렇게 살았는데, 이제 와서 무엇을 고치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A경로에서 점점 B경로로 빠져들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건강에도 개혁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유태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