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할 만한 장난감이나 간식 주면 효과
자라면서 없어져… 야단치면 더 심해져

Q 네 살 된 외손녀가 첫돌 전부터 잠들기 전에 엄지손가락을 너무 세게 빨아 손가락 마디에 상처가 나고 굳은살이 생겼습니다. “빨지 말라”고 타이르며 피 색깔의 약을 바르고, 1회용 반창고를 감아주는 등 별의별 방법을 다 시도했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손가락을 너무 빨아 이나 입술이 흉하게 될까 걱정입니다.

A 아이들이 손가락을 빨거나 손톱을 깨무는 행동은 흔히 불안이나 긴장을 줄이기 위한 무의식적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굳어지면 습관이 되는 것이지요. 이럴 때 가장 좋은 대처 방법은 아이의 주의를 끌 만한 장난감이나 놀이기구, 좋아하는 간식 등을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정서를 갖도록 유도하면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손가락 빠는 행위 등이 교정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이런 아이의 행동에 대해 지나치게 혼을 내거나 억지로 못하게 말리면 오히려 아이의 불안이 커져서 손을 빠는 행동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다른 문제되는 행동이 없다면, 이런 습관은 자라면서 서서히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에게 손가락을 빠는 것은 고쳐야 하는 버릇이라는 정도로만 인식시켜 주고, 잘 타이르면서 시간적 여유를 갖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반복적인 손 빨기나 손톱 뜯기로 인해 치아 구조나 위생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소아치과 등의 진료를 받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만일 아이에게 주의산만, 공격적인 언행, 심하게 보채거나 고집을 피우는 등의 정서적·행동적 문제가 같이 있는 경우라면 소아정신과를 찾아가서 자세한 평가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최의겸·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소아과 Q&A에 참여를 원하는 독자는 임호준 기자의 건강가이드(http://imhojun.chosun.com) ‘임 기자에게 묻기’ 코너에 질문을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