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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가 '비만 주범'이 아니라고?

의학전문

업체들 제품 총열량 인터넷 공개

"비만 주범 아니다"주장…쟁점화 "총열량 같아도 지방함량이 문제"

칼로리 전쟁이 붙었다. 고(高)칼로리 음식의 대명사로 불리는 햄버거·프라이드 치킨 등 패스트푸드가 과연 ‘고칼로리’냐 ‘아니냐’의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지난해 소비자보호원은 패스트푸드가 ‘소아비만의 주범’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에서는 햄버거 회사가 소비자로부터 비만 원인 제공과 관련해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에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칼로리가 적은 샐러드 메뉴를 추가하고 햄버거에 들어가는 야채량을 늘리는 등 수세에 몰렸다.

여기서 그칠 것 같던 칼로리 전쟁은 최근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반격으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업체들은 각 제품군 총열량을 인터넷 등에 공개하면서 ‘패스트푸드가 비만의 주범이 아니다’라는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 여고생들이 햄버거와 프라이드 치킨을 즐겁게 먹고 있다.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최근 햄버거 등 자사 제품의 칼로리가 그다지 높지 않다며 이를 인터넷 등에 공개하고 있다.
/ 김창종기자
칼로리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제품의 영양 성분과 칼로리 정보를 웹사이트에 띄웠으며, 이들과 돌솥비빔밥·비빔국수 등 한국식단과 비교한 칼로리 표를 제작, 매장에 비치했다. 버거킹·KFC 등도 칼로리 공개에 나서면서 동반 전선을 구축하는 분위기다.

■패스트푸드는 과연 고칼로리인가

업체들이 공개한 제품별 총열량을 보면, 맥도날드의 빅맥이 590㎉, 불고기버거 433㎉, 프렌치프라이 450㎉, 아이스크림콘 150㎉이다. 버거킹의 와퍼는 680㎉, 치킨 텐더 4조각 170㎉이며, KFC의 치킨 불고기버거는 448㎉, 오리지널 치킨 닭다리 한쪽 337㎉ 등이다.

반면 이와 함께 이들이 비교한 한식의 칼로리는 돌냄비가락국수가 565㎉, 볶음밥 617㎉, 떡볶이 482㎉, 비빔밥 500㎉ 등이다. 즉 총열량만 따져 보면 양쪽 간에 별반 차이가 없다. ‘패스트푸드는 비만의 주범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신빙성이 있어 보이며, 그동안 패스트푸드에 괜한 오해를 했던 듯싶다.

■문제는 칼로리가 아니라 지방량

패스트푸드는 편중된 영양 구성으로 인해 과다하게 섭취하거나 결핍되는 영양소들이 많다는 것이 맹점이라는 지적이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는 “한식류가 총열량이 비슷하더라도 지방이 아닌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고 첨가된 재료에 따라 풍부한 비타민, 무기질 섭취도 가능하다”며 “그러나 패스트푸드는 질이 떨어지는 지방 함유량이 높고 지나치게 달고 짠 데다가 기름으로 조리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탄수화물·지방 등 3대 에너지원 중 지방의 칼로리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2배가 넘는다. 즉 칼로리가 같더라도 음식 내 지방 함량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햄버거의 경우 절반 가까운 칼로리를 지방으로부터 얻고 있는 반면, 한식류는 칼로리의 70∼80%를 탄수화물로부터 얻는다”며 “지방 섭취 권장량은 전체 열량 중 20% 정도인 데 반해, 패스트푸드는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기름지다고 알려진 삼겹살의 지방 함량이 25%인 반면, 햄버거의 지방량은 40%에 육박한다.

지방도 종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이 원장은 “패스트푸드 지방은 대부분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높이는 포화지방 성분이 많다”며 “같은 음식을 계속 먹을 경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패스트푸드에는 나트륨 성분이 풍부하다. 나트륨은 수분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어 수분을 혈관 속으로 같이 끌고 들어가 혈관이 압력을 더 세게 받는다. 짜게 먹으면 혈압이 높아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를 지탱하기 위해 혈관 벽은 점차 두껍고 좁게 변한다. 나트륨이 배설될 때 칼슘도 함께 빠져나오기 때문에 칼슘 부족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의 맛을 내기 위해 첨가되는 유화제, 조미료 등도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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