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손 감각 둔해지거나,물체 2개로 보일 땐 '위험' … 신속히 '혈전용해제' 주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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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은 일단 발병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하게 되므로 발병하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처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대처법이다. 다행히도 뇌졸중의 원인은 대부분 밝혀져 있는데 고혈압, 흡연, 당뇨, 심장질환 등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고혈압은 혈관에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해 혈관벽을 손상시킨다. 일반적으로 혈압이 높으면 뇌경색에 걸릴 확률이 6~12배, 뇌출혈에 걸릴 확률이 18~20배 높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뇌졸중 환자의 약 70%가 고혈압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은 우리 몸의 지질대사에 영향을 미쳐 동맥경화를 촉진하는데 특히 작은 뇌혈관에 손상을 입혀 발생하는 ‘작은 뇌경색’의 원인이 된다. 이를 ‘라쿤’이라 한다. 또 당뇨가 있으면 심장질환을 일으켜 심장벽에 혈전(血栓·피떡)이 생기게 하는데 이것도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당뇨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은 정상인의 3~5배, 심지어 13배까지 높다는 보고도 있다.
심장병은 그 자체가 뇌혈관 손상을 초래하진 않지만 심장 안에서 생긴 혈전이 뇌로 이동해서 뇌혈관을 막을 수 있으므로 중요한 위험인자가 된다. 심장병 환자의 뇌졸중 발병률은 정상인의 5배 이상이다.
흡연은 그 자체가 동맥경화를 일으키며 혈액을 쉽게 응고시키므로 뇌졸중 발병률을 높인다. 흡연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므로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의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그밖에도 과도한 음주, 고지혈증, 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도 뇌졸중의 원인이 된다.
청심환·침 등으로 시간 낭비하면 안돼
따라서 젊어서부터 이 같은 위험인자를 피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의사들은 충고한다. 사람들은 느닷없이 뇌졸중이 발생해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고 말하지만 뇌졸중은 느닷없이 어느날 갑자기 생기는 병이 아니다. 젊어서부터 잘못된 생활습관에 젖어 끊임없이 ‘나쁜 씨앗’을 뿌렸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생활습관을 멀리하고 적절한 운동과 식사요법으로 건강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1단계로 금연, 운동, 절주, 염분 섭취 제한, 채소·야채 중심 식사 등을 생활화함으로써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 생활습관병에 걸리지 않게 노력해야 하며, 2단계로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생활습관병이 생긴 경우엔 ‘화약고를 짊어지고 산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약물 치료와 식이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일단 뇌졸중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행동요령’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뇌졸중과 심장병은 순환기 질환이란 점에서 그 뿌리가 같다. 미국의 경우 심장병이 뇌졸중보다 훨씬 많은데 우리는 뇌졸중 사망자가 심장병 사망자보다 3배나 많다. 무지 또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뇌졸중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게 의사들의 지적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뇌졸중 전조증상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대처다. 뇌졸중의 70~80%는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인데, 본격적인 뇌경색이 생기기 전에 ‘일과성 허혈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TIA)’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한쪽 팔다리를 갑자기 못쓰거나(운동마비), 얼굴이나 손 등의 감각이 둔해지거나(감각마비), 저리거나 시린 느낌이 있거나(이상감각), 말을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언어장애), 한쪽 눈 또는 두쪽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시각장애),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복시), 주변 물체들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어지러운 느낌(현훈증)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대개 30분 이내에 사라지는데, 뇌졸중이란 재앙을 경고하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기 때문에 고맙게 받아들여야 한다. ‘별 것 아니겠지’하고 무시하다가는 정말 큰일을 당하게 되므로 병원에 가서 정확하게 진단하고 뇌졸중 환자에 준해서 약물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고 의사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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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뇌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차단되고 3시간 정도가 지나면 뇌세포가 죽으므로 적어도 발병 3시간 이내에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 따라서 병원에는 늦어도 발병 2시간 이내에 데려가야 CT·MRI 등의 진단을 거쳐 3시간 이내 치료가 가능하다. 병원에 데려갈 때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제일 큰 병원으로 데려가는 게 좋다. CT를 갖춘 웬만한 종합병원에서 치료할 수도 있지만 방사선 전문의가 상주하는 대형병원에 데려가야 보다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뇌출혈인 경우엔 병원에서도 뾰족한 치료법이 없으며 출혈된 피가 저절로 흡수될 때까지 지켜보는 게 현재로선 최선의 치료법이다. 그러나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해서 병원에 늦게 데려가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만약 뇌출혈 범위가 큰 경우엔 뇌압이 올라가고 그 양이 많다면 뇌간까지 압박하게 되는데 뇌간이 눌리면 사망하게 된다. 따라서 이 때는 두개골 안에 고인 피가 뇌간을 누르지 않도록 피를 빼내거나 때로는 두개골을 열어주는 수술을 해야 하므로 일단 쓰러지면 즉시 병원에 달려가야 한다.
( 사회부 기자 imhojun@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