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체중보다 사망확률도 2배 높아 운동부족·패스트푸드 섭취·과음탓

우리나라 성인 중에서 매년 40만명의 비만자(肥滿者)들이 발생하며, 이들 비만자의 사망 확률이 정상 체중자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서구인들과 마찬가지로 비만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높다는 게 입증된 것이다.

특히 유럽에서 비만 전 단계로 분류되는 체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당뇨병과 고혈압 등 질병의 위험이 정상 체중보다 각각 2배, 1.5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오상우 교수와 건강보험공단 신순애 부장팀은 1992년 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질병이 없는 30대 이상 77만3915명을 대상으로 2002년까지 8~10년간 질병 발생 여부를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아시아권에서 비만과 질병과의 관계를 대규모 추적조사를 통해 밝힌 것은 처음이다.

오 교수는 “아시아인들은 비만도가 낮아 질병과 큰 관련이 없다고 인식돼 왔지만, 이번 추적 조사를 통해 비만이 사망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특히 최근에 당뇨병, 고혈압이 급증하는 것은 비만 인구 급증에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비만’이란 체질량지수(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5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30 이상일 경우 ‘고도(高度)비만’이라고 한다. 키 1m70인 남자가 체중 86㎏을 넘으면 30으로 고도(高度)비만, 73㎏을 넘으면 25.2로 비만으로 간주된다.

오 교수팀은 1992년 질병이 없던 남성 64만3634명과 여성 13만281명을 2000년까지 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정상 체중자가 비만자가 된 경우는 12%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는 연간 약 1.6%씩 비만자가 늘어난 셈이며, 우리나라 성인인구로 따지면 매년 40여만명이 비만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 2002년까지 10년간 비만 사망자를 추적한 결과, 여성(비흡연자) 고도비만자가 사망한 확률이 연간 10만명당 68명으로 정상체중자의 사망 확률보다 1.97배가 높았다고 밝혔다. 남성(비흡연자) 고도비만자의 사망확률은 정상체중자의 1.73배였다.

또 비만자가 정상체중자들에 비해 어떤 질병에 잘 걸리는지를 1992년부터 2000년까지 8년간 추적한 결과, 당뇨병은 정상체중자(1000명당 6.8명)보다 2배(1000명당 13.6명), 고혈압은 1.5배(1000명당 56.3명→80.2명)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도비만자의 경우, 당뇨병은 3.8배(26.5명), 고혈압은 2.5배(104.5명)까지 발생 확률이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비만이 급증한 이유로 ▲앉아서 보는 사무 업무의 증가 ▲패스트 푸드 등의 섭취 ▲지나친 음주문화를 꼽았다.

오상우 교수는 “우리나라도 비만을 고혈압이나 당뇨, 치매처럼 만성질환으로 인정해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미국의 대표적인 비만학회지 비만연구(Obesity Reserch) 2004년 12월호에 실렸다.

( 김동섭 기자 dskim@chosun.com )




김동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