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불결함'


▲ 하워드 휴즈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에비에이터(The Aviator)’는 미국 항공 산업의 개척자이자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자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로 제77회 아카데미 영화상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었다. 독선적 성격과 강박장애로 평생 안식과 평정을 찾지 못하고 괴로워했던 대부호(大富豪) 휴즈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영화는 6~7세 남자아이를 어머니가 목욕시켜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결벽증이 있는 어머니는 휴즈를 비누로 깨끗이 목욕시키면서도 더러운 병균이 묻을까봐 조바심내고 불안해 한다. 휴즈의 강박증이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유전성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캐서린 헵번과 헤어진 뒤 입고 있던 옷까지 다 태워버리거나, 화장실에서 악수한 손을 비누로 심하게 씻다가 상처가 나거나, 문을 열 때 사용할 수건이 없어서 다른 사람이 문을 열고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 등은 휴즈의 강박사고 및 행동들을 잘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강박증은 한국에서 100명 중 2~3명꼴로 발병하며 미국에서는 공포증, 물질관련장애, 우울증 다음으로 많은 질환이다. 이 병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떤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에비에이터"의 주인공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아무리 애를 써도 한 가지 생각이나 느낌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은 ‘강박사고’(obsession)에 해당하며, 무의미한 숫자 세기를 반복하거나, 무엇인가를 확인하거나, 무엇으로부터 회피하려는 것 등은 ‘강박행동’(compulsion)에 해당한다.

환자들은 대부분 그 같은 강박사고나 강박행동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스스로 어쩔 수 없어 괴로워한다.

강박증은 대개 갑자기 발병하지만 스트레스가 원인이 돼 유발되는 경우도 많다. 약물치료와 행동치료가 주된 치료방법이다. 최근에 나온 신약들은 효과가 좋아 증상의 조절이 훨씬 쉬워졌다. 심한 경우엔 전기충격요법이나 정신외과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