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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의 5년 이상 생존율은 41.4%로 조사됐는데, 그중 자궁경부암은
76.4%로 갑상선암(93.3%)·유방암(77.5%)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초기에 치료하면 생존율이 90% 이상에 달할 정도로 비교적 온건한 성질의
암이다.
◆ 삶의 질까지 고려한 치료법 연구 활발
대표적인 방법이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 수술법이다. 암병기 1기 정도의
초기 자궁경부암(대개 2㎝ 이하)의 경우, 복부 4~5곳에 1㎝ 이하의 작은
구멍을 뚫은 후, 그곳에 수술 기구를 삽입하여 자궁을 떼어내고,
암세포가 전이됐을지도 모를 골반의 림프절을 떼어내는 치료법이다. 직접
복부를 절개하여 수술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상처도 작고, 회복이 빨라
기존 2주 정도의 회복기간을 절반 정도로 낮출 수 있다. 또한 수술에
따른 자궁유착이나 통증도 줄일 수 있다. 이 수술법은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국립암센터·경북대병원 등에서 시도되고
있다.
하지만 시술 자체가 복강과 골반을 넘나드는 고난도의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수술시간이 오래 걸리고, 요관 비뇨기계와 혈관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이 분야에 경험과 훈련을 받은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권장된다.
◆ 출산력 보존하는 수술법 도입
자궁경부암이 초기이고 치료 후 언젠가는 아이를 낳아야 될 상황이라면,
출산력을 보존하는 수술법이 이용된다. 과거에는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무조건 출산을 포기하게 하고 자궁을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암이 자궁경부 이외의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은
상태에서 암이 2㎝ 이하로 크기가 작다면, 자궁은 그대로 놔두고
자궁경부와 그 주변을 잘라내는 ‘자궁경부 광범위 절제술’을 한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박노현 교수는 “암 수술 후 자궁과 질을 연결해
놓으면 임신이 가능하다”며 “암세포가 번져있을 골반의 림프절을
제거할 필요가 있으면 복강경으로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궁경부암이 3㎜ 이하의 1기 초기에는 간단히 자궁경부를
원추모양으로 잘라내는 ‘원추형 절제술’을 시행해도 치료효과는 거의
완치 수준을 얻는다. 이로써 환자는 치료 후 출산이 가능하다.
◆ 방사선 치료하면서 항암제 투여
통상 자궁경부암이 주변 골반조직까지 침범한 경우(2기말) 전에는
방사선치료가 원칙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사선치료와 함께 항암제를
투여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시스플라스틴’ ‘5-FU’
‘탁솔’ 등의 항암제를 동시에 투여하면 방사선치료 효과가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들 항암제가 방사선에
민감하게 반응, 암세포 파괴를 촉진한다. 이로 인해 재발률이 떨어지고
생존율은 올라간다는 주장이다.
◆ 광범위 수술로 재발 암 치료
자궁경부암은 재발률이 30% 정도로 다른 암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재발됐을 경우 마땅한 치료방법이 없어, 재발 후 1년 생존율은 10∼15%
이하이다. 또한 사망할 때까지 치료에 따른 후유증으로 대·소변 장애
등이 발생, 치료를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암이 폐·간 등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 않고, 암이
발생한 골반의 가운데에만 국소적으로 재발했을 때는 자궁·방광·직장
등을 상황에 따라 모두 제거하는 ‘골반내용물제거술’을 시도, 5년
생존율을 30∼50%까지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전체 재발암의 5∼17%이다. 나머지는 수술로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서호석 교수는 “처음에 수술 치료를 했다가
재발한 경우는 이 수술을 시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방사선 치료 후
재발 경우만 가능하다”며 “골반 장기를 거의 다 드러내기 때문에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해 수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박상윤 자궁암센터장은 “방사선 치료 후 한쪽 골반벽에만
암이 재발했을 경우에도 다리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경·혈관·근육 등만 보존하고 나머지 암 덩어리 주위 근육을 수술로
제거하고, 암이 있던 부위에 관을 삽입하여 방사선치료를 하는 치료법이
개발됐다”며 “이로써 재발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보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치료 전문의
박노현·이효표·강순범·송용상(서울대병원),
김재욱·김영태(신촌세브란스병원), 서호석(고대구로병원),
남주현·김영탁(서울아산병원), 배덕수·김병기(삼성서울병원),
남궁성은·박종섭(강남성모병원), 김승조(분당차병원),
목정은(강릉아산병원), 김경태(한양대병원), 김승철(이대목동병원),
허주엽(경희대병원), 박상윤(국립암센터), 이경희(원자력병원),
유희석(아주대병원), 조영래(경북대병원), 차순도(계명대병원),
오병찬(전북대병원), 최호선(전남대병원), 김원규(고신대병원)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