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1~2도 상승은 발병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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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증폭되면서, 공항·항만 등에서 입국자들에 대한 체온 검사가
한창이다. 일단 체온이 섭씨 38도 이상이면 사스 의심환자로 분류돼,
정밀검사를 실시한다. 인간의 정상 체온은 36.6~37.0도. 그렇다면 1~2도
차이로 몸의 이상을 감지할 수 있다는 뜻인데, ‘체온과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 염증이 있으면 체온은 왜 올라가나
항온동물인 인간에게 바이러스·세균 등이 침입하면 몸에 열이 난다. 그
이유는 병원균의 독성이 혈액 속에서 발열물질 생성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발열물질은 프로스타글란딘E2(PGE2)이다. 그래서
아스피린 등 대부분의 해열제도 이 물질을 차단하는 원리로 효능을 낸다.
하지만 이런 발열 반응은 인체의 방어작용이라는 지적이다. 세균들은
높은 온도에서 잘 자라지 못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온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 자체가 병이 아니라,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이며 동시에 방어작용이다.
◆ 체온은 상황·나이 등에 따라 변한다
정상 체온은 겨드랑이에서 36.5도. 직장에서 37도이다. 구강은 그
중간이다. 밤에는 낮보다 최대 1도 정도 낮다. 그러나 하루 중 체온
차이가 1도 이상이면 이상 증세로 간주된다.
체온은 나이가 어릴수록 높다. 보통 1세 이하는 정상 체온이 37.5도, 5세
이하는 37도이며, 일곱 살이 넘으면서부터 36.6~37도가 유지된다. 그러다
노인이 되면 청·장년 때보다 약간 낮아진다. 특히 노인들은 체온을
조절하는 모세혈관 기능이 약화되고 기초 대사율이 감소된다. 따라서
저(低)체온증의 위험성이 있어 항상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
근육운동은 열 생산을 증가시켜 마라톤 등 심한 운동 후 체온은
일시적으로 39~41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도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등을 자극, 체온을 증가시킨다.
◆ 발열 4일 이상되면 병원을 찾아라
해열제를 먹고 3일 정도 지나도 열이 내리지 않는다면 그 원인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열은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부터 암·심근경색·내분비질환
등까지 원인이 다양하다. 체온이 39도 이상이거나 오한이 있을 때는 심한
열병일 가능성이 높다.
당뇨·심장병 등 만성질환자 또는 노령자의 급성 발열은 합병증을
예고한다. 열과 함께 누렇거나 검붉은 가래가 나오고 숨이 찰 때는
만성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주 소변이 마렵고
옆구리가 아프다면 신장염을, 연이어 여섯 번 이상의 설사를 하거나
설사와 함께 피가 나올 때는 이질 등 설사병이 염려된다.
소아의 경우 발열과 함께 두통을 호소하고 토할 때는 우선 뇌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나 희거나 맑은 콧물이 있고, 코가 막히는 듯하면서 목이 아프고
마른기침이 나올 때, 설사를 하지만 하루에 세 번 이하일 경우는 단순
열감기일 가능성이 높아 집에서 치료해도 괜찮다.
◆ 열이 나면 어떻게 하나
체온이 1도 올라가면 체내 대사율은 10~12% 증가한다. 그에 따른 수분
손실도 500~1000㎖이다. 따라서 열이 나면 물과 영양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한 번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떨어질 때까지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다. 이미
내렸던 열이 다시 올라갈 경우 환자가 더 힘들어할 수 있다. 아스피린은
바이러스로 인한 열병을 앓는 소아에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약물로 인해
뇌손상이 유발되는 ‘라이증후군’이 올 수 있다.
또 혈액응고 장애·위궤양 등이 있는 경우도 아스피린이 출혈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열이 날 때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주면 피부 혈관이 늘어나 열 발산이
많아지고, 물이 증발하면서 열을 빼앗아 체온이 효과적으로 떨어진다.
찬물은 도리어 혈관을 수축시켜 열 발산을 막는다.
<도움말: 박양생·고신대의대 생리학 교수, 백경란·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송호진·세란병원 내과 과장>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