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단백질, 콜레스테롤 떨어뜨리는 효과
된장국·생선·나물 곁들인 식단 ‘영양 균형’
|
많다. 이들은 밥보다 면이 칼로리도 낮고 건강에도 좋다고 믿는다.
신세대들은 밥보다 빵을 좋아한다. 햄버거·피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아이들 때문에 집집마다 쌀독이 줄지 않는다. 이래저래 ‘밥심’으로
살던 우리나라 사람의 쌀 소비량(하루 평균 215.9g)은 20년 전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한다면, 성인병을 예방하려면
빵·면보다 밥을 먹는 게 좋다. 식품·영양학자들의 대체적인 충고다.
◆ 쌀과 밀의 영양소 비교 =과거 쌀보다 밀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졌던
이유는 밀의 단백질 함량(100g 중 10g)이 쌀(100g 중 6.2g)보다 조금
많기 때문. ‘푸성귀’만으로 식단을 차리던, 단백질 공급원이 거의
없었던 가난했던 시절의 일이다. 그러나 이젠 양보다 질이 중요한 시대.
한국식품개발연구원 하태열 박사는 “밀 등 다른 곡류에 비해 쌀
단백질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리진 함량이 높아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며 “쌀에는 그 밖에 여러 가지 비타민과 기능성 물질도
많아 영양적으로 우수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1월 발표한
‘국민 상용식품 비타민 함량 데이터베이스(비타민 지도)’에 따르면
조사 대상 90개 식품 중 쌀의 비타민(비타민 B6, D, E, 엽산) 함량이
가장 높았다. 밀가루는 38위였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한영실 교수는 “우리가 먹는 밀가루는 대부분
수입된 것”이라며 “빵이나 면을 먹을 땐 수입 밀가루의 재배와 선적
과정에서 엄청나게 많은 농약과 약품이 살포된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밥을 먹을까, 빵(면)을 먹을까 =쌀밥은 특별한 맛이 없으므로 된장국,
생선, 나물, 김치 등을 곁들여 먹게 된다. 가톨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손숙미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의 ‘밥 중심 식사’는 편식하게 되는
‘빵(면) 중심 식사’와 달리 영양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으며, 반찬에
들어가는 콩이나 참기름 등에는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고지혈증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또 “전래의 ‘밥
중심 식사’는 섬유소 함량이 높아 칼로리가 낮으며, 소화기관 안에서
물을 빨아들여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불러
결과적으로 소식(少食)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밥·된장국·삼치구이·시금치나물·배추김치로 구성된
‘밥 중심 식사’의 경우 지방으로부터 섭취하는 에너지 비율이 19%다.
그러나 식빵·계란 프라이·샐러드·우유 등을 먹는 ‘빵 중심 식사’는
지방 에너지 비율이 53%에 달한다. 손 교수는 “아침에 빵을 먹는 게
밥을 먹는 것보다 간편하고 칼로리도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한영실 교수는 “흰 쌀밥보다 가급적
잡곡밥을 먹는 게 좋다”며 “단순히 백미에 부족한 영양소를 잡곡으로
보충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잡곡에 들어있는 서로 다른 아미노산들이
보강효과를 일으켜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 영양과 조영연 팀장은 “빵이나 국수류보다 밥이 훨씬
소화가 잘 된다”며 “소화장애가 있는 사람은 밀가루 음식을 삼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백미의 소화율은 98%, 밀가루는 80% 정도다.
◆ 밥이 당뇨·고지혈증을 예방한다 =쌀의 영양적 가치가 각광을
받으면서 최근 쌀밥이 성인병의 예방에 미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식품개발연구원 하태열 박사팀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바에 따르면
쌀(백미와 현미)을 먹인 쥐는 밀이나 옥수수 등 다른 곡류를 먹인 쥐보다
콜레스테롤(특히 중성지방) 수치가 낮았으며, 쌀 단백질은 쥐의 체내에서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
미국의 크라포 박사 등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빵이나 감자를 먹으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지만 쌀밥을 먹으면 완만하게 상승해, 쌀이 여러
곡류 중 ‘혈당지수’가 가장 낮다. 혈당지수가 낮으면
내당성(耐糖性·당을 분해하는 능력)이 높아져 당뇨병이 예방된다.
하태열 박사는 “그 밖에 쌀에 있는 펩타이드란 물질은 혈압상승을
억제하며, 비타민E·엽산·토코트리에놀 같은 강력한 항산화제는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며, 쌀 섬유질은 유해 중금속이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막고
변비를 예방한다”며 “동물실험 결과지만 쌀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억제해 암의 발병도 줄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