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찌개·김·김치 등 짭짤한 밑반찬이 ‘문제’
소금 끊기 힘들면 야채 많이 먹는 것도 ‘대안’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15~20g. 티스푼 3~4개 분량에 해당하는 양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적정 섭취량(6g)보다 최고 3배 이상 많다. 전문가들은 “소금이 많이 들어간 국·찌개·김치에 각종 염장식품 밑반찬을 곁들여 먹는 식단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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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전통음식은 소금 덩어리 =문제는 한국인의 밥상에 소금을 추가로 뿌리지 않은 메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특별히 짭짤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소금을 과다 섭취하기 쉽다. 예를 들어 보리밥, 미역국, 달걀 부침과 배추김치로 아침을 먹으면 대략 소금 3.5g을 먹게 된다. 간식으로 먹는 커피 한 잔과 비스킷 세 조각에도 소금 2g이 들어 있다. 점심시간에 비빔밥을 먹고 간단한 국물을 곁들여 마시면 소금 5g이 몸에 들어온다. 저녁식사 때 보리밥, 김구이, 김치, 우거지국,
고등어구이 한 토막을 먹으면 소금 3g을 또 섭취하게 된다. 스낵 한봉지(소금 함량 1.5g), 라면 한 개(2~2.5g)를 삶아 먹으면 하루 소금 섭취량은 17g으로 뛴다. 영양학회 기준에 따라 심심하게 요리를 해도 이정도이기 때문에 짠맛을 즐기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소금을 하루 25~30g씩 먹게 된다. 사람의 혀에 있는 오돌토돌한 돌기에는 맛을 감지하는 기능을 하는 ‘미뢰’라는 조직이 있다. 미뢰의 기능은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기 때문에 한번 짠맛에 길든 사람은 갈수록 소금을 더 많이 먹게 된다.
◆ 소금 대신 식초로 간을 하라 =고혈압·당뇨 등 생활습관병(성인병) 환자들에게 의사들이 권하는 저염식은 자연 섭취량 2g에다 추가로 소금 3~4g을 뿌려 간을 한듯 안 한듯 싱겁게 먹는 식단이다. 맛이 없어 도저히 못 먹겠다면 소금 대신 식초로 간을 하는 것이 좋다. 소금을 적게 먹는 대신 고춧가루나 후추를 많이 뿌려서 먹는 사람이 있는데, 짠맛 없이 맵기만 한 음식은 더욱 고역이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소금을 찾게 되므로 차라리 식초로 상큼하게 간을 한 음식에 입맛을 길들여보는 편이 낫다.
◆ 죽어도 싱겁게 못 먹겠다면 =저염식은 하루 세끼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사람이 아니면 지키기 어렵다. 집에서 세끼 식사를 하는 사람이라도 입맛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이때는 ‘차선책’으로 야채를 많이 먹는 게 좋다. 야채를 많이 먹으면 왜 혈압이 떨어지는지 의학적으로 명쾌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운동도 차선책 중 하나다. 운동을 하면 혈관이 튼튼해지고 이완되기 때문에 혈압이 떨어진다. 체내 염분이 땀을 통해 배출되면서 혈압을 떨어뜨린다는 추측도 가능하지만 의학적으로 명확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좀 생각해 볼 만한 차선책이다. 물을 많이 마신 만큼 소변도 많이 보는, 배설기능이 좋은 사람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배설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마신 물이 몸 바깥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몸속에 머물기 때문에 소금을 배출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혈액량이 늘어 고혈압이 악화되거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대개 배설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짜게 먹고 물을 많이 먹는 것은 좋은 대안이 못된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 도움말=성지동·삼성서울병원 내과 교수, 이승남·베스트클리닉 원장,
이종호·연세대 노화과학연구소 부소장, 진영수·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교수, 최수용·원자력의학원 임상의학연구실 연구원,
한영실·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 김수혜 기자 goodluck@chosun.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