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장용으로 변신,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더욱이 축구 한·일전 안정환
선수의 골 세리머니에서 드러난 어깨 문신이 전파를 탄 이후, 신세대들의
‘문신 열풍’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문신의 종류도 일회용 스티커에서 살갗을 일시적으로 염색해 2주 정도
지나면 지워지는 ‘헤너’ 문신, 피부 진피에 물감을 넣는 영구
문신(타투)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전문의들은 영구 문신 대부분이 불결한 환경에서 불법적으로
시술되고 있어, 한번의 잘못된 영구 문신이 지울 수 없는 상흔으로 남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구 문신은 피부의 표피 아래 진피층에 카민·인디고·카드뮴 설파이드
등 물에 녹지 않는 중금속 색소나 먹물·연필가루 등을 바늘이나
주사침·기계 등으로 찔러 넣는 것으로, 진피 깊숙이 새겨지기 때문에
절대로 벗겨지지 않는다.
◆ 왜 문신을 하나 =로마시대에 문신은 죄수나 노예가 도망을 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시행됐다. 조선시대에도 도주하다 붙잡힌 노비에게
문신을 새겼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미용 목적으로 문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성완 피부과 김 원장이 지난 2000년 문신
제거를 상담한 환자 35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95%가
선명한 눈매와 입술을 만들기 위해 문신을 시술받았다. 부위별로는
눈썹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눈밑과 눈위 아이라인, 입술 순으로
나타났다. 남자는 팔뚝·어깨·등·다리·손등·종아리 문신이
대부분이었다. 대부분 자발적으로 문신을 하는 경우보다는 친구나
미용업자 등의 권유로 시술을 받았다.
한림대의대 손현균 신경정신과 교수는 “폭력배들은 집단 소속감을 갖기
위해,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은 호기심과 과시욕에 문신을 한다”며
“최근에는 문신을 자기 살갗에 마음대로 예술적 표현을 하는 패션의
하나로 여긴다”고 말했다.
◆ 무엇이 문제인가 =국내에서 이뤄지는 영구 문신 시술은 대부분
불법이다. 문신은 의료행위로 분류돼 의사 이외의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하면 의료법 등에 의해 처벌 받는다. 하지만 문신 기기가 미용업자들에
의해 불법 사용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눈썹 문신용 중국산 바늘과
색소 등을 밀반입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처럼 문신 시술이 불법적인 환경에서 이뤄지다보니 문신으로 인한
부작용도 많다. 피부 감염은 그 중 가장 흔한 부작용이다. 최악의 경우는
멸균 처리가 제대로 안 된 문신 기기로 인한 간염 등의 전염이다. 지난해
텍사스대 메디컬센터 감염내과 로버트 할리 교수가 미국 내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들을 조사한 결과, 문신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9배 이상 많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불결한 문신 시술이
간염 바이러스의 매개체라고 주장했다.
또한 상처가 난 자리에 새살이 표피 위로 불거지는 비후성 반흔 또는
이른바 ‘켈로이드’ 체질 사람이 문신 시술을 받을 경우, 그 자리의
살이 표피 위로 솟아올라 피부가 울퉁불퉁해질 수 있다. 간혹 문신에
들어간 색소에 과민 반응이 일어나 접촉성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피부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편 문신을 지우는 방법도 잘못되면 부작용이 일어난다. 김성완 원장은
“문신을 지우려고 다시 불법 시술소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강산성(强酸性) 화학물질을 이용하거나, 전기소작기 또는 점 빼는 레이저
등을 잘못 사용해서 화상을 입거나 염증이 생겨 흉터가 크게 남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