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정확한 진단, 방사선과 가봐!


▲ 방사선 의학의 발달로 의사들은 몸 안을 속속들이 들여다 보며 병을 진단·치료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흉부 CT 판독 모습./박기호(사진작가)씨 제공
병원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X선·CT·MRI·초음파 같은 방사선 검사다. 모든 증상의 진단과 치료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몸 안을 훤히 비춰주는 방사선과가 없다면 현대의학은 ‘암흑천지’. 외과 내과 등의 분야에서 쌓아올린 화려한 성취도 일거에 무너져 내린다. ‘현대의학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방사선과 의원은 300여곳. 전 국민이 ‘애용’하기엔 아직 턱도 없이 부족하지만 대도시 지역에선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방사선과가 무엇하는 곳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 심지어 방사선과 의원이 병원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방사선과 전문의들은 “방사선과 의원을 이용하면 질병을 신속 정확 저렴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례를 들어 보자. A씨는 최근 들어 전신피로, 식욕감퇴, 복통, 구역질 등의 증상이 부쩍 심해졌다. 동네 의원에서 “간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해, 인근 유명 대학병원에 외래진료를 예약했다. 진료일은 보름 뒤. 의사는 “초음파 검사를 해보자”고 했고, 검사일은 1주일 뒤로 잡혔다. 검사 결과를 본 의사는 “간 속에 혹이 있다”며 다시 CT 검사를 지시했다.

A씨는 또 1주일을 기다려 CT 검사를 받았고, 다시 나흘 뒤 의사를 만났다. 그제서야 의사는 “암이 아닌 단순 혈관종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 A씨는 그러나 한달 반 이상을 암의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만약 CT 검사 결과 암이었다면…. 웬만큼 유명한 대학병원선 매일 벌어지는 일이다.

만약 A씨가 애초부터 동네 방사선과 의원을 찾았다면 일이 어떻게 전개됐을까. A씨는 그날 또는 그 다음날 초음파와 CT 검사를 거쳐 간 혈종이나 간암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시급을 요하는 뇌졸중이나 심장혈관 검사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 영등포진단방사선과의원 박영근 원장은 “방사선과 의원의 가장 큰 장점은 대학병원 등에서 한 달 이상 걸리는 병의 진단 과정이 하루 이틀에 끝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비가 싸다는 것도 방사선과 의원의 장점이다. X선 검사나 CT 등 보험이 적용되는 검사는 물론이고 초음파 검사, MRI 등 보험이 적용 안 되는 검사도 많게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뇌CT 검사비(본인부담)는 2만8550원 대 4만9500원, 보험이 적용 안 되는 복부 초음파는 5~10만원 대 15~22만원이다. < 표 > 대학병원에선 별도의 특진비도 부담해야 한다.





그 밖에 기침·호흡곤란·복통·두통·요통 등 각종 증상이 있을 때 내과 외과 등 임상과를 찾지 않고 곧바로 방사선과 의원을 찾아갈 수도 있다. 박영근 원장은 “방사선 전문의는 숨어 있는 병을 찾아서 꼭 맞는 의사에게 소개시켜 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주치의 역할을 한다”며 “예를 들어 내과에 갔다 다시 검사를 위해 방사선과를 찾는 수고를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사선과 의원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장비의 성능. 예를 들어 성능이 떨어지는 CT나 MRI로 검사한 경우, 대학병원서 다시 검사하자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엔 이중으로 검사비가 든다. 서울 은평구 한국방사선과의원 임진숙 원장은 “따라서 방사선과 의원에서 CT나 MRI 등을 촬영할 경우엔 장비의 성능을 살펴보고, 검사결과를 다른 병원서 얼마나 인정해 주는지를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음파 검사나 투시 검사 등 이른바 ‘실시간(實時間) 검사’는 대학병원 등서 인정을 안 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X선·CT·MRI처럼 필름을 사후 판독하는 ‘비실시간 검사’는 큰 문제가 없지만 방사선 영상을 보며 동시에 병을 찾아내는 초음파 검사 등 실시간 검사는 웬만해선 다른 병원서 인정해 주기 어렵다는 게 임상의사들의 입장이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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