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
"건강제품 KS마크 GH를 아세요?
임형균
입력 2003/08/26 11:15
안전성·우수성·관리 지속성 등 기준 엄격
시행3년에 인증받은 제품 8개사 9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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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는 알지만…. 굿 헬스 마크면 건강에 좋다는 것을 정부가 공인해주는 것인가.”
GH(Goods of Health) 마크가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지난 2000년 첫 GH인증 제품이 나온 이래 지금까지 9개 제품이 이 마크를 받았다. 식품·의약품·화장품·의료용구·기타 등으로 나눠 인증해주는 GH마크는 건강 관련 제품의 KS마크로 통한다. 이를 시행하는 기관은 보건복지부 출연 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지금까지 GH 마크를 받은 제품은 2000년 6월 최초로 대웅전기산업㈜의 대웅홍삼액 제조기부터 올해 7월에 받은 대상㈜의 클로렐라 제품 등 8개사 9개 제품. 하지만 그 중 3개 제품은 계약이 만료되거나 제품이 출시되지 않아 실제로는 6개 제품이 2003년 8월 현재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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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마크는 인증받는 데 까다롭기로 소문이 나 있다. 인증을 받기 위해선 ▲안전성 ▲우수성 ▲사후관리의 지속성 등 3가지 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안전성은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률에 따른 생산 시설 기준 등을 충족시키면 되며, 어지간한 제품은 이를 통과한다. 하지만 제품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다음 단계는 만만치 않다. 비슷한 제품과 비교해서 뛰어나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 권위를 인정받는 국내외 연구소에서 임상, 성능시험을 통해 우수성을 뒷받침할 만한 연구결과를 얻어야 한다.
인증 신청 때를 이 결과를 첨부하면 보건산업진흥원 4층에 있는 품질평가센터 또는 서울대 임상의학연구센터 등에 의뢰해 연구결과를 재차 검증하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는 인증받은 뒤에도 제품의 품질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지를 보건산업진흥원이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여기서 부실하다고 판단되면 1년 뒤 인증이 취소된다. 따라서 한번 받았다고 해서 계속 유효한 게 아니라, 1년 단위로 계약이 갱신된다.
업체 입장에서는 GH 마크를 받기까지 4~6개월의 기간, 수백~수천만원까지의 평가비용, 그리고 인증받은 첫 해는 연간 매출액의 0.6%를 마크 사용비로 내야 하므로 부담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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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GH 마크를 받으면 ‘우수한 건강 제품’일까. 보건산업진흥원 기술진흥사업단 김정원 박사는 “GH 마크는 진흥원의 명예와도 관련이 있는 만큼 혹독할 정도로 까다롭게 심사한다”며 “우수하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GH 마크의 공정성 여부가 매년 국회 국정감사의 도마에 오르는 만큼 객관성·공정성은 자신있다는 게 진흥원 측의 설명이다.
GH 마크 도입 초기에는 산속에서 10년 동안 연구해서 개발한 만병통치약을 들고 온 사람, 기막힌 금연 약을 개발했다는 사람 등 별별 사람과 업체들이 GH 마크를 받겠다고 했으나, 신청서의 서류심사에서부터 전문가들이 걸러내기 때문에 요즘은 웬만큼 자격을 갖춘 업체들만 인증을 신청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GH 마크의 인지도가 낮은 탓에 해당 기업들에 눈에 띌만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 진흥원과 업계의 고민. 9개 제품 중 2개는 계약이 만료된 뒤 새로 연장하지 않았고, 1개는 제품 출시가 보류됐다.
( 임형균 기자 hy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