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장수Q&A ③] 운동 심하게 하면 체지방 줄고 노화 빨라진다
의학전문
입력 2003/09/30 15:11
마라톤 3년 했는데 오히려 체력이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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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남자의 체지방 비율은 15~20%가 적당한 것을 감안하면, 4%는 너무 내려간 상태이다. 통상 체지방이 정상의 절반(8~10%) 밑으로 내려가면 신체 이상이나 질병 상태를 의심하게 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우선은 당뇨나 갑상선 기능항진증 등이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김철호 교수는 “드물게는 암이나 결핵 등 체중을 급격히 줄이는 질병이 있는지도 검사해야 한다”며 “대개 이런 질병이 있을 때는 매우 피곤하다든가 전신적인 증상이 같이 온다”고 말했다.
운동 멈추고 식물성지방 많이 섭취를
마라톤 운동량이 지나치게 많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마라톤을 열심히 하면 기초대사량이 증가하면서, 갑상선호르몬·성장호르몬·남성호르몬 분비도 증가한다. 그로 인해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면서 체내 지방이 감소한다. 이렇게 빠진 지방은 운동을 쉬고 지방 섭취량을 늘리면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하로 체지방이 심하게 감소하면, 회복 기능을 상실하기 쉽다. 지방 세포 활동 자체가 위축된 것이다.
이 때는 지방 섭취를 해도 살이 찌지 않을 수 있다. 생체 활력이 줄고, 기억력 등 뇌 활동도 저하된다. 적당한 지방 세포는 생체 활동을 전반적으로 증가시키고, 각종 호르몬대사 활동을 돕기 때문이다. 이처럼 체지방이 너무 감소하면 마라톤을 열심히 했는데도 불구,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하늘스포츠의학클리닉 조성연 원장은 “이럴 경우 마라톤을 최소 8~12주 멈추고, 식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며 “마라톤 애호가들은 지나친 운동량으로 체지방이 지나치게 감소하는지를 1년에 한 번씩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운동 과잉(Over Exercise)은 근막염 등도 일으킬 수 있다. 근육의 피로가 가시기도 전에 계속 근육을 혹사하면, 부산물인 젖산이 근육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러면 근막염 등이 생기고 몸은 산성화되어, 식사량이 늘어도 체중이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운동 과잉은 노화를 빨리 부를 수도 있다. 운동량이 적당하면 엔도르핀이 분비되고 신진대사를 촉진시키지만 지나치면 산화현상이 일어나 세포의 노화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라톤 초보는 자신의 최대 운동 능력의 약 60%, 중견 마라토너는 70%, 전문 마라토너는 80% 정도의 운동 강도를 하루 건너 간격으로, 통상 일주일에 2~3회 하는 것이 적당하다.
땅콩이 당뇨병에 정말 좋은가
Q: 올해 63세로 당뇨병 때문에 직장을 그만뒀다. 아버님은 당뇨병 합병증으로 수명을 다하셨다. 아버님은 생땅콩이 좋으시다고 장복을 하셨고, 나도 20년 정도 매일 먹고 있다. 과연 땅콩이 당뇨병에 좋은지?
주2~4회 섭취 심장병예방 효과
A: 땅콩을 자주 먹는다고 당뇨병이 조절되는 것은 아니다. 혈당은 섭취하는 칼로리와 관련 있다. 땅콩은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로 많이 섭취하지 않는다면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다. 간식을 빵 등 단맛이 나는 것으로 먹는 것보다는 땅콩을 먹는 것이 혈당 조절에는 훨씬 낫다. 땅콩 등 견과류에는 양질의 식물성 불포화 지방산이 많다.
포화 지방은 콜레스테롤을 올릴 가능성이 있지만 불포화 지방산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 미국 심장학회 연구 등에 따르면 땅콩을 일주일 2∼4회 섭취해야 심장병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 번 먹는 양은 땅콩 25알 정도로 약 100㎈에 해당된다. 땅콩에는 또한 비타민B가 풍부해 당뇨병 합병증으로 인한 신경 장애를 예방하는 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따라서 전체 칼로리만 맞춘다면 고기보다는 땅콩이 더 좋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