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인터넷서 파는 약, 잘못쓰면 毒

김철중의학전문 |

스팸(쓰레기) 메일과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불법 판매하는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곳에서 취급하는 약물에는 중독증을 일으킬 수 있는 ‘아티반’ 등 신경안정제 등도 다수 포함돼 있어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No Prescription Needed’, 즉 의사 처방전 없이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광고성 스팸 메일을 하루에도 수차례씩 뿌리며 “귀찮게 의사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고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하면 약을 택배로 배달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판매하는 의약품 목록에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에서부터 비만치료제 제니칼, 우울증 치료제 프로작, 신경안정제·불안장애 등에 쓰이는 아티반·발리움·졸로푸트·다이아제팜 등도 포함돼 있다. 모두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아티반 등 신경안정제는 녹내장이나 수면무호흡증 환자 등에게는 치명적인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이다.

고려대안암병원 신경과 박건우(朴建雨) 교수는 “아티반 등은 중독성이 있어 한번 복용하면 계속 약물에 의존하게 될 수 있다”며 “환자에 따라서는 저혈압·실신 등이 유발돼 복용 전 의사의 진찰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남성 성기 확대 효능을 내세우는 정체불명의 의약품을 무차별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약물로 성기의 세포와 조직을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비뇨기과 학계의 의견이다.

의약품 불법 판매는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최근 벌인 단속에서 적발된 무자격 판매업자들이 주로 취급한 의약품은 제모제 레미크림·비키로크림과 발모제 미녹시딜 등이었다.

식약청 의약품관리과 이정석(李政錫) 과장은 “인터넷상에서 구입하는 의약품은 제조 과정이 불분명해 복용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소비자들은 그 같은 불법 판매행위에 현혹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 김철중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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