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아벨리노 이영양증…엑시머 레이저 수술해야

임호준

각막에 흰점생기는 유전병 라식 수술하면 오히려 악화


▲ 흰 반점들이 무수히 많이 생긴 아벨리노 이영양증 환자의 각막 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각막에 생기는 유전병인 ‘아벨리노 이영양증’ 환자가 라식수술을 받으면 병의 진행이 훨씬 빨라져 심각한 시력 손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라식수술을 하기 전엔 이 병의 유무를 미리 검사해야 하며, 환자로 판명될 경우 라식 대신 엑시머 레이저수술을 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는 아벨리노 이영양증 환자 7명을 대상으로 라식수술이 이 병의 증상을 훨씬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증명했으며, 그 결과를 세계적 안과 학술지 ‘안과학(Optomology)’에 보고했다고 최근 밝혔다.

아벨리노 이영양증은 나이가 들면서 각막에 아주 미세한 흰 점들이 아주 천천히 생겨 시력이 크게 떨어지는 유전병. 정확한 유병률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1998년 세브란스병원팀이 경북 상주에 거주하는 성인 768명을 대상으로 녹내장 검사를 한 결과 그 중 2명에게서 ‘우연히’ 이 유전병이 발견됐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김 교수는 “유전자가 있으나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들은 당시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으므로 DNA 검사를 하면 환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병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100%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시작된다. 증상이 워낙 서서히 나타나며 심각한 시력 손상은 대부분 노년기에 초래되므로 자기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러나 라식수술 과정에서 각막에 상처를 주면 이 병의 진행이 급속도로 빨라지므로 유전자 검사결과 양성으로 판정되면 라식 대신 엑시머 레이저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병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방법은 아직 없다. 단지 모자 등을 써서 자외선을 차단하면 병의 진행이 다소나마 느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각막의 반점이 많아져 시력이 떨어지면 엑시머 레이저로 각막 표면의 반점을 제거할 수 있다. 그러나 제거해도 다시 반점이 생기는 게 단점이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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