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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기 위 절제는 모든 치료 실패한 비만환자만"
임호준
입력 2003/11/07 17:20
가톨릭 병원 김원우 박사 대한비만학회 보고
살을 빼기 위해 위(胃)의 90% 정도를 잘라버리는 ‘비만수술(베리아트릭수술)’이 국내서 100건 가까이 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6개월 뒤 체중은 평균 21.3㎏, 허리둘레는 28.8㎝(11.3인치) 감소했다. 또 특별한 부작용도 없어 수술 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만족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지난 1월,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재직 당시 이 수술을 국내서 처음으로 시행한 엠아이에스외과 김원우 박사는 지난 10월까지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은 환자 94명의 임상결과를 분석해 7일 공개했다. 이에 앞서 김 박사는 지난 9월 말 대한비만학회에 수술환자 52명의 임상결과를 분석해 보고한 바 있다. 이 수술은 국내서 김 박사가 거의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지만, 비만환자가 많은 미국에선 매년 8만명 정도가 이 수술을 받고 있다.
베리아트릭 수술이란 복강경 등을 이용해 비만환자의 위를 150㏄ 정도만 남기고 모두 절제해 적게 먹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 일반적으로 남자의 위는 1500㏄, 여자의 위는 1300㏄ 정도여서 위의 90% 정도를 자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체질량 지수(BMI)가 35 이상이거나, 30 이상인 사람 중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동반된 사람이 이 수술의 대상이 된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키가 175㎝인 사람은 약 107㎏, 160㎝인 사람은 약 90㎏이 BMI 35에 해당된다. 한국인은 20~23이 정상이다.
김 박사가 94명의 수술환자를 분석한 결과, 수술 전 환자들의 BMI 평균은 39.9, 평균 체중은 102.2㎏, 허리둘레는 119.1㎝(47인치), 엉덩이둘레는 121㎝(48인치)였다.
김 박사는 “위가 기형적으로 늘어나 한자리에서 정상인 기준 밥 20공기를 먹는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술 전 39.9였던 환자들의 BMI 지수는 수술 5개월 뒤 29.6으로 감소했으며, 체중은 수술 1개월 뒤 4.7㎏, 3개월 뒤 12.7㎏, 6개월 뒤 21.3㎏ 감소해 ‘안정단계’에 접어들었다. 또 6개월 뒤 허리둘레는 28.8㎝(11.3인치), 엉덩이둘레는 16.8㎝(6.6인치) 감소했다. 김 박사는 설문조사 결과 환자들은 수술 직후의 명치끝 통증, 신물이 올라옴 등을 제외하면 특별한 부작용이 없었으며, 만족도는 175%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만족도 조사는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0% 기대했던 것에 못 미친다 50% 100% 만족한다 100%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다 200%로 조사했다.
이에 대해 인제의대 백병원 비만클리닉 강재헌 소장은 “BMI가 35 이상이라도 감량을 위해 운동할 경우 관절에 손상을 입힐 위험이 있거나, 도무지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는 환자들만 수술해야 한다”며 “‘운동이나 식이요법 등 기존 치료법으로 감량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hjlim@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