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고도비만 치료 최후의 선택] 위대(胃大)한 고민…

임호준

잘라낼까? 풍선 넣을까?

‘물 풍선’을 위 속에 삽입하는 고도비만 치료법이 효과적이라는 임상치료 결과가 발표됐다.〈본지 2005년 5월 27일 A10면 보도〉 약물치료나 식사·운동요법으로도 효과가 없는 고도비만 환자에게 대안(代案)이 마련된 것. 지금까진 위를 축소시키는 ‘베리아트릭 수술’이 의학계가 인정하는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강재헌(백병원 가정의학과)·김원우(차병원 외과)·박용우(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두 치료법의 시술 방법과 장단점을 비교해 설명한다.


베리아트릭 수술-위·소장 절제술로 음식섭취 줄여

■수술방법=복강경을 이용해 위 용적의 최대 90%까지를 잘라버리는 수술이 가장 일반적이다. 보통 남자의 위는 1500㏄, 여자는 1300㏄ 정도다. 이를 150㏄ 정도만 남기고 모두 잘라 먹을래야 먹을 수 없게 만드는 것. 최근에는 위를 잘라내는 대신 위를 고무밴드로 묶어서 위 용적을 줄이는 수술도 시행된다. 한편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위의 용적을 축소시킨 뒤 위 아랫부분(유문부)과 소장의 중간쯤을 연결시키는 ‘소장 우회수술’을 추가한다. 이렇게 하면 영양분을 흡수하는 소장의 길이가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수술대상=미국과 유럽 등에선 ▲체질량지수(BMI)가 40 이상이거나 ▲BMI가 35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 심부전 등 비만관련 합병증이 있는 사람에게 이 수술을 시행한다. 우리나라 사람은 서양인보다 BMI가 낮아도 합병증이 심하게 나타나므로 ▲BMI가 35 이상이거나 ▲BMI가 30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 심부전 등 비만관련 합병증이 심한 사람에게 이 수술을 일반적으로 시행한다.

■치료효과=일반적으로 수술환자의 30% 정도는 정상 체중을 회복하는 등 약 80%는 상당한 감량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국내서 이 수술을 가장 많이 한 차병원 외과 김원우 교수는 수술환자 130명 중 1년 이상 경과 관찰이 가능했던 43명을 조사한 결과 수술 후 6개월 이후 초과체중의 68.6%, 12개월 이후 초과체중의 78.4%가 감소했다고 지난해 대한비만학회지에 발표했다. 43명의 체질량지수는 수술 전 평균 37.3에서 수술 12개월 후 28.5로 감소했으며, 체중은 평균 23.2㎏ 감소했다.

■단점 및 합병증=수술 사망률이 1%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감소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서 이 수술을 받은 환자 중 1명이 사망했다. 그 밖에 수술부위 출혈, 위장관 접합부위 누출, 누출로 인한 복막염, 비장 손상, 궤양, 감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지방 흡수를 억제하기 위해 소장우회술까지 실시한 경우 대부분 철분, 칼슘, 엽산, 비타민B12 등의 영양소가 결핍돼 평생 이를 보충해 주는 영양제를 복용해야 하는 것도 단점이다.

■수술병원=차병원 외과 김원우 교수가 가장 경험이 많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여의도성모병원, 한솔병원, 서울강남외과 등에서도 이 수술을 한다.

위장내 풍선 삽입술 - 수술위험 적으나 식습관 교정해야

■시술방법=수면 내시경으로 위 속에 실리콘 소재의 풍선을 삽입하고, 그 속에 400~800㏄ 정도의 생리식염수를 채운 뒤, 이를 위 상부에 고정시킨다. 풍선이 삽입돼 있으면 안 먹어도 배가 부르므로 자연스레 식사량이 줄어 체중이 감소한다. 그러나 풍선은 4~6개월 뒤 제거해야 하므로 환자는 이 기간 식사·운동 등 생활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시술대상=기본적으로 베리아트릭 수술 대상자는 모두 이 시술의 대상이 되며, 수술이 필요할 만큼 뚱뚱하지 않지만 병적인 비만환자에게도 시술한다. 또 베리아트릭 수술을 위한 임시 방편으로 시술되기도 한다. 즉 베리아트릭 수술을 받을 경우 얼마나 체중이 감소할지를 미리 알아보기 위해 시험적으로 시술하거나, 너무 뚱뚱해서 마취·수술하기가 어려운 초고도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체중을 조금이라도 줄여 수술하기 위해 시술한다.

■치료효과=위 속에 4~6개월 풍선을 삽입하면 보통 15~20㎏ 정도 체중이 감소한다. 이탈리아 밀라노대학에서 이 시술을 받은 환자 303명을 조사한 결과, 4개월 후 체중이 평균 13.9㎏ 감소했으며, 여러 가지 비만 동반질환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이 시술은 풍선이 위 속에 있는 동안 ‘확실하게’ 식사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풍선을 뺀 뒤 다시 체중이 증가한다. 실제로 풍선 제거 6개월 뒤 30~40%의 환자가 원래 체중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단점 및 합병증=풍선 삽입 뒤 대부분의 환자는 1주일 정도 심한 오심과 구토, 상복부 통증을 느끼며,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궤양 등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위 상부에 고정시킨 풍선이 위 아랫부분(유문부)을 막아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는데 이때는 풍선을 재고정시켜야 한다. 또 풍선이 터져 생리식염수가 빠져나가고, 터진 풍선이 아래쪽으로 내려가 소장을 막는 ‘장폐색’이 생길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풍선 안에 푸른 생리 식염수를 넣는데, 소변이나 대변이 푸른색을 띠면 풍선이 터졌다는 표시이므로 즉시 내시경으로 터진 풍선을 제거해야 한다.

■시술병원=현재로선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팀이 유일하게 시술한다. 박 교수는 그러나 “임상 결과가 좋게 나타났고, 시술이 비교적 간단하므로 시술병원이 빠른 시간 안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임호준 기자 imhoju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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