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선수들만 끼는거 아냐? 운동할 땐 마우스가드
이지혜
입력 2005/06/21 17:49
턱과 입 주위 충격 흡수해 치아·잇몸·턱관절 보호 턱뼈 다치면 얼굴형도 변해…
성장기엔 꼭 착용을
“스트라이크!”
눈썰미가 유난한 팬들은 그 눈 깜짝할 사이에 박 선수 아랫니의 반투명 물체를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마우스가드(mouthguard)’다.
운동 중 발생하는 외상으로부터 치아, 잇몸, 입술, 턱관절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입 안에 끼는 장치다. ‘마우스피스’ ‘마우스 프로텍터’라고도 불리는 ‘스포츠 치(齒)의학’(Sports Dentistry)의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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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지에선 미식축구, 하키 등 특정 경기에 참가하려면 반드시 마우스가드를 착용해야 한다. 미식축구 경기 중 발생하는 부상 중 절반 이상은 턱뼈 및 치아 관련 외상이었으나, 마우스가드를 포함한 얼굴 보호장구 착용을 의무화한 뒤로는 전체 외상의 0.5%로 급감했다.
최근에는 골프, 양궁, 육상 등 기록경기 선수들도 드물지 않게 마우스가드를 끼는데, 순간적으로 힘을 내려고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물다 보면, 치아가 많이 닳고 잇몸도 약해지기 때문에 이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2000년 국민구강건강 실태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치아 외상 경험률도 13%를 웃돈다. 치아는 한번 다치면 자연 치유가 불가능한 데다, 특히 성장기에 턱뼈를 다치면 부상 부위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 얼굴이 비대칭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프로 선수가 아니더라도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이라면 마우스가드를 착용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스포츠 용품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기성형’과 치과의사가 개개인의 치아 모양에 맞게 만들어주는 ‘맞춤형’이 있다.
기성형은 저렴하고(2만∼6만원)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착용자의 입안 모양에 꼭 맞지는 않는다. 윗니와 아랫니로 잘 물고 있지 않으면 떨어져 버리기도 하고, 호흡과 발음에 다소 지장이 있는 등 불편함이 있다. 또 재질이 나쁜 것을 고르면 오히려 입 안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해서 마우스가드를 끓는 물에 넣어 말랑말랑해진 순간 입에 넣어 깨무는 방식으로 자신의 치아 모양에 맞추는 타입(boil & bite type)의 기성형도 있다.
맞춤형은 치과의사가 개인의 구강을 본떠 만든 모형에 따라 제작하므로 입 안에 잘 들어맞는다. 90%는 윗니에 끼도록 만드는데, 밀착력이 높아 말을 하거나 숨 쉬는 데 큰 불편이 없다. 아래·윗니의 맞물림(교합)을 잘 아는 치과 의사가 만드는 것이 좋다. 가격은 20만~30만원으로 기성형보다 크게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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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가드는 정확한 위치에 제대로 맞물리도록 껴야 하며, 운동 연습이나 경기 중에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루 종일 끼고 있으면 오히려 교합이 변하거나 턱관절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
착용 중에는 껌을 씹거나 의식적으로 꽉 깨물지 않아야 한다. 사용 중 입이 마르면 입술에 바셀린을 살짝 바르고 자주 물을 마시면 된다.
사용 후에는 깨끗이 씻고, 가끔 부드러운 칫솔로 치약 없이 닦아 전용 용기에 보관한다. 틀니 세정액이나 구강 세정액에 넣어 보관해도 된다. 뜨거운 물에 담그거나 온도가 높은 곳에 방치하면 변형될 수 있으니 조심한다.
이럴 때 마우스가드 챙기세요!
●부상 위험이 매우 높은 운동
(권투, 축구, 럭비, 미식축구, 야구, 하키, 아이스하키, 행글라이딩, 유도, 태권도, 씨름, 레슬링, 이종격투기, 카레이싱)
●부상 위험이 중간 정도인 운동
(농구, 핸드볼, 자전거 타기, 스케이트, 인라인 스케이트, 스키, 헬스, 역도, 승마)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