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동시 복용할 땐 비싼 약에 보험 적용 <br>
건강검진, 카드사 따라 최고 50%할인 받아

주머니에 돈이 별로 없어도 막상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을 수 밖에 없다. 몸 아픈 것도 서러운데 물 새듯 의료비까지 빠져나가면 한숨은 더 깊어진다. 사람 아픈데 돈 아낄 바 아니라지만, “병원비라도 덜 들어갔으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어떻게 하면 한 푼이라도 의료비를 줄일 수 있을까?


■보건소를 100% 활용하라


9월쯤부터 접종하는 독감백신의 경우 보건소에서 맞으면 약 4000원 가량이 든다. 이는 일반 병·의원 보다 9000원~1만1000원 싼 가격이다. 더욱이 통상 65세 이상은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다. 유아의 경우 국가예방필수접종은 대부분 무료다. 아기가 태어나면 B형 간염·BCG 등 첫돌 전까지 13회 이상 예방접종을 맞혀야 하는데, 이 중 B형 간염백신 1500원을 빼고는 거의 모두 무료 접종된다. 이것 만으로도 무려 30만원 이상의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성인의 B형 간염 백신도 보건소에서는 의원의 절반 수준에서 접종 받을 수 있다. 각 보건소의 무료 접종 대상 범위와 가격 할인 폭은 해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 따라 결정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지 확인하라

치료법이 비슷한 수술도 쓰이는 재료와 도구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도, 안될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퇴행성 척추질환 치료법인 ‘척추유합술’이다. 보험이 적용되는 수술은 비용은 저렴하지만 전신마취 등 신체부담이 크고, 비(非)보험인 ‘최소절개수술법’은 비싸다. 척추전문 나누리병원 장일태 원장은 “이 경우 ‘미니 척추유합술’을 이용하면 수술 부담도 줄이고 보험적용을 받아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적용을 자신에게 더 유리한 것을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예컨대 폐경 여성이 여성호르몬제와 골다공증 치료제를 동시에 복용해야 할 때는 한가지 약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약값이 더 비싼 골다공증 치료제를 보험 적용 받는 것이 경제적이다.


■종합검진 대신 증상 별로 검사

몸에 이상이 느껴진다고 무턱대고 종합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종합검진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을뿐더러 게 중에는 CT·MRI 등 증세와 전혀 무관한 고가의 정밀 검사가 ‘패키지’로 포함된 경우가 있다. 속쓰림·어지러움 등 특정한 증세가 있을 경우 건강검진 대신 일반 진료를 통해 필요한 검사 받으면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정기 건강검진을 받을 때도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할인 혜택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카드사에 따라 최고 50%까지 검진 비용을 할인해 준다.


■일반의약품도 처방 받으면 쌀 수도

의사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을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면 처방을 받아 구입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예를 들어 모 철분제의 경우 약국에서 바로 사면 한 달치가 2만7000여원이지만 의사 처방을 받으면 1만6000여원에 살 수 있다.

일반의약품 약값이 4500원 이하라면 약국에서 직접 사는 것이 낫고, 4500원이 초과되면 처방전을 발급 받는 것이 저렴하다. 단기 처방일 경우 그 비용이 대개 의원 진찰료 3000원과 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약값 1500원만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 시간 여유가 있다면 의원 진료를 받는 게 유리하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급여’ 약품은 약국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약값을 비교하여 구입하는 것이 좋다.


■ 응급실은 피한다

응급실 이용시에는 3만원 이하의 ‘응급 의료 관리료’를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비(非)응급 환자로 인한 응급실 혼잡을 줄이기 위한 제도로, 응급 증상이 아닌 상태로 응급실에 왔으면 이 돈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응급실에서는 또한 검사 및 처치료에 15~30%의 가산율이 부과된다. 따라서 평일 주간에 외래를 통해 진료 받을 수 있는 것을 무심코 야간 응급실을 이용했다가는 의료비에 큰 손실을 입는다.

( 의학전문 기자 doctor@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