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보존제 '치메로살' 부작용 없어
소아·임신부, 일회용 백신 권장할 만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주사를 챙겨야 할 때다. 질병관리본부는 항체가 생기는 기간(약 한 달)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접종을 시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렇다면 어떤 백신을 어디서 접종하는 게 좋을까? 지난해 국산 백신과 수입 백신의 약효를 둘러싼 공방(攻防)이 요란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두 백신이 정말 차이가 있는지, 백신 속 방부제는 유해한지 궁금해 한다. 그 해답을 정리했다.

- 국산 독감백신이란 없다

‘국내 제약회사 백신과 외국 제약회사 백신의 효능 차이는 없다’는 것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공식 입장이다. 국산 백신이건 수입 백신이건 모두 해외에서 생산한 독감 백신 원액으로 만들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국산 독감백신이란 없기 때문이다.

매년 초 세계보건기구(WHO)는 그 해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의 종류를 예상해서 발표하고, 이를 토대로 서유럽·미국·일본 등지에 있는 9개 제약회사에서만 독감 백신을 생산한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은 이 9개 제약사들로부터 백신 원액을 수입해 쓸 수 밖에 없다.

편의상 ‘국산’ 이라고 부르는 것은 수입한 백신 원액을 국내 제약회사에서 적절한 용량으로 주사약병(바이알)에 나눠 담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수입 백신은 한 사람에게만 주사하도록 만들어진 1회용 완제품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독감백신의 89%는 원료 수입품(7개사 16품목), 11%는 수입 완제품(4개사 4품목)이다.

- 국산·수입 백신, 어떻게 다른가

국산 백신은 대개 성인 2∼6명분의 용량이 하나의 주사약병에 들어 있다. 한 바이알로 여러 명에게 나눠 주사해야 하므로 주사기로 약을 뽑아 쓰는 동안 혹시라도 백신이 오염되지 않도록 ‘치메로살’이라는 보존제가 들어있다. 반면 단 한번 주사하는 1회용 수입 완제품에는 치메로살이 들어있지 않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김윤아 선임연구원은 “바이알 백신도 개봉한 날 모두 접종하면 오염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유럽 중심으로 1회용 사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선진국에서도 1회용과 바이알이 모두 쓰인다. 일본에서는 바이알 백신 사용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설명이다.

한편 식약청 권고에 따라 국내 제약회사에서도 1회용 생산을 준비하고 있어 올해부터는 국산 1회용 독감백신도 나온다.

- 치메로살이란?

지난 70여 년간 백신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해 온 보존제다. 그 동안 치메로살로 인한 특별한 부작용이 발생한 적은 없지만, 90년대 후반부터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치메로살에는 수은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2003년 WHO의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에서는 ‘치메로살이 든 백신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어떤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치메로살이 소아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지난해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는 치메로살 함유 백신과 자폐증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밝혔으며, 유럽 의약품평가위원회에서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다만 미국과 유럽에선 어떠한 잠재적인 위험이라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차원에서 치메로살 사용을 줄여나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 식약청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극미량의 치메로살 때문에 백신 접종을 기피할 이유는 없지만 굳이 염려스럽다면 3세 이하 소아나 임신부 경우에는 1회용 백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올해 독감백신 공급 전망

질병관리본부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1700만명 분이 공급돼, 백신 부족 현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 국내 제약회사가 바이알 대신 전량을 1회용 백신으로 생산하기로 해 작년보다 바이알 백신 공급량은 1/3가량 줄어들 예정이다. 따라서 전체 공급량은 충분해도 작년에 비해 독감 예방접종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일회용 백신이 바이알 백신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독감백신 우선접종대상자

-고위험군(65세 이상 노인, 6~23개월 소아, 임신부, 당뇨병·신부전·간질환자·암 환자 등 만성질환자)

-만성질환 유병률이 증가하는 50∼64세 인구

-환자에게 독감을 옮길 위험이 있는 의료인, 환자 가족

-조류독감에 감염될 위험이 있는 닭·오리 농장 및 관련 업계 종사자

-사스 및 조류 독감 대응기관 종사자 등

●접종 기간:10∼12월

●가격

-보건소

5000원 선(지방자치단체 사정에 따라 다소 차이)

(단 65세 이상 노인과 기초 생활보장수급자 중 우선접종대상자는 무료)

-병의원

국산 백신(바이알) 1만∼1만5000원

수입 백신(1회용) 2만∼2만5000원

( 이지혜 기자 wigrace@chosun.com )




이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