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가 징그럽다고요? '당뇨발' 치료 전문가예요
헬스조선 건강동영상
2007.07.18 11:04
구더기가 징그럽다고요? '당뇨발' 치료 전문가예요
10여개 병원에서 치료에 이용
200마리 한병에 10만~25만원
건국대병원 성형외과 신동혁 교수팀이 2005년 8월 ~ 2007년 2월 당뇨발 환자 54명 중 구더기 치료를 행한 10명과 일반 외과치료를 한 44명을 비교한 결과, 구더기 치료 환자의 입원기간이 평균 39.5일로 일반 치료 군의 48.1일보다 짧았다.
구더기 치료는 상처의 상태에 따라 1~3회씩, 1회에 3일 가량 실시됐다. ‘구더기 치료’는 현재 건국대병원 외에 한일병원, 강남베드로병원, 구로성심병원 등 10여 곳에서 당뇨발, 화상·욕창 환자들에게 시행하고 있다.
당뇨가 심하면 신경과 혈관에 장애가 생겨 발의 피부가 건조하고 감각이 둔해져 상처가 나면 낫지 않고 썩어 들어가는 당뇨발이 생기며, 심하면 발을 잘라야 한다. 당뇨발이 생기면 발의 썩은 피부를 칼로 절제하고 매끄럽게 정돈하는 수술인 ‘변연절제술’을 받는다.
그런데 수술할 경우 썩은 부위를 절제할 때 불가피하게 정상 조직도 일부 파괴되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구더기 유충 수백 마리를 당뇨발 환자의 썩은 피부에 붙여 패드로 감싸 고정하면 구더기가 썩은 부위를 먹어 치워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하고 감염 확산도 막는다. 구더기의 타액에 포함된 물질이 미생물을 죽이고 조직 형성을 촉진한다. 처음 좁쌀만했던 구더기들이 괴사된 피부를 먹고 3일째가 되면 콩알 크기로 자란다고 한다.
당뇨발 구더기 치료를 받은 김광태(70)씨는 “처음 구더기를 발에 올려놓았을 때는 섬뜩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발에 감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면 발에 벌레가 있다는 것조차 못 느낀다. 발이 썩는 고통에 비하면 구더기 치료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구더기 치료가 정식 의료 장비로 인정 받았지만 국내선 인정되지 않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의료용 구더기 200마리 1병의 값도 10만~25만원으로 비싸다.
한일병원 성형외과 이동락 과장은 “구더기 치료는 일반 항생제로 잘 치료되지 않거나, 수술할 만큼 상처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며 “비용을 낮춰 좀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