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15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등 극음악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이 말년 백내장으로 실명까지 한 사실은 귀를 먼 베토벤과 더불어 자주 회자되는 이야깃 거리다.
오라토리오 ‘삼손’의 연주회에서 테너 가수 죤 바이트가 "기막힌 어둠! 해도 달도 없고 달빛을 암흑이 싸 버린다"라고 노래할 때, 청중들이 빛을 잃은 작곡가의 모습에 마음이 동요돼 눈물을 흘렸다는데 일화는 당시 대중들이 헨델의 실명을 얼마만큼 가슴 아파했는가를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헨델은 백내장으로 실명까지 한 걸까? 현재처럼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못하겠지만 당시에도 안과 의사가 있었을 테고, 백내장을 치료할 정도의 의술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말이다.
여러 일화에 따르면 헨델은 대식가에다 애주가, 애연가였다고 한다. 하루는 헨델이 어느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테이블 3개 분량에 이르는 주문을 하자 웨이터가 머뭇거리다 ‘혹시 일행분들이 오시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헨델은 ‘일행은 바로 여기 있잖는가?’ 하며 주문한 음식을 모조리 먹어 치웠을 정도라고 한다.
술과 담배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고, 비만도 눈 건강에는 악영향을 준다. 몸이 비대해지면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를 조절하는 능력이 파괴돼 몸의 단백질을 변형시켜 백내장을 더욱 촉진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만약 헨델이 백내장 수술 후에도 술과 담배를 끊고 적절한 식이조절과 함께 꾸준한 운동으로 눈 건강에 신경을 썼다면 우리는 그의 더욱더 많은 위대한 극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번 칼럼에서는 백내장 수술 후 주의사항을 소개하고자 하는데, 아마도 수술 후 최소 1주일 이상은 술과 담배를 금하라고 신신당부하려다 위대한 음악가의 얘기를 꺼내들었나 보다.
대표적인 백내장 수술인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깨끗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때문에 인공수정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일정 기간 음주와 흡연, 외부 충격을 줄 수 있는 과격한 운동이나 헬스 등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므로, 수술 후 보름간은 세수와 세발, 목욕은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특히 신경 써야 하는데 초기에는 물티슈로 얼굴을 닦거나 소위 고양이 세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면 시에는 보호용 안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은데, 무의식중에 눈을 치거나 비빌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는 가급적 실내 생활을 하는 게 좋은 데 야외활동을 해야 한다면 가급적 선글라스를 끼는 게 좋다. 백내장 수술 후에는 수정체가 예전보다 맑아져 빛이 잘 전달되는데 자외선이 강한 때 눈이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망막질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백내장 수술 후 주의사항을 잘 지키고 처방받은 안약을 꾸준히 점안하면 회복되기까지는 4~8주 정도가 소요되는데, 시력 유지와 부작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3개월간은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인간의 감각 70% 정도를 당담하는 시각, 나는 '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BGN밝은눈안과 김정완 원장의 '아는 만큼 잘 보이는' 시력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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