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1-08

고혈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치료 받지 않는 사람이 4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고혈압 약은 평생 먹어야 한다거나, 부작용이 많다는 인식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약을 잘 복용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의사와 상담해서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다.
또, 고혈압 약들은 오랜 연구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서 평생 복용해도 괜찮다. 더 이상 병원에 가길 주저하지 말자. 고혈압은 하루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고혈압 치료를 위해서는 금연, 금주, 운동, 건강한 식사 등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올바른 약 복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 약 종류 아는 것이 관리의 첫 걸음
‘올바른 고혈압 약 복용’을 위해선 우선 자신이 먹고 있는 약의 종류와 이에 따른 부작용 위험 및 주의점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이 먹는 약이 무엇인지 모른채 ‘그냥 고혈압 약’이라고 알고 있는 환자가 많다. 지금이라도 당장 약사나 주치의를 찾아가 약의 종류를 확인해 두자. 그리고 다음 내용을 숙지하자.

고혈압 약 종류별, 이런 점 주의해야
고혈압 약은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다. 약 종류에 따라 주의해야 할 복용법은 다음과 같다.

#1 이뇨제
소변을 통해 염분과 수분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거나 말초혈관의 저항을 줄여 혈압을 떨어뜨린다. 처음 복용할 때는 소변량이 많아질 수 있고, 요산 및 혈당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생긴다.

이런 점 주의해야!
이 약과 함께 소염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부종이 생길 수 있으며, 약의 효과가 감소되기 때문이다.


#2 교감신경차단제
혈관의 긴장 상태나 심장 박동의 세기, 심장 박동수 등을 조절해 혈압을 낮춘다. 교감신경 중 베타(β)수용체를 차단하는가, 아니면 알파(α)수용체를 차단하는가에 따라 베타차단제, 알파차단제로 나뉜다.

베타차단제
가만있어도 맥박이 빠르거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우선 처방된다. 호흡곤란이나 발기부전, 피로, 고지혈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점 주의해야!
고기류의 음식과 함께 먹으면 약효가 증가돼 어지러움이나 저혈압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반드시 공복에 복용한다. 짜먹는 포 형태의 제산제는 약효를 증가시키거나 감소시켜 혈압 조절을 힘들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알파차단제
말초동맥을 확장시켜 혈관 내 저항을 감소시키면서 혈압을 낮춘다. 남성의 전립선비대증 치료에도 효과 있다.

이런 점 주의해야!
기립성저혈압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기 전에 복용한다. 발기부전치료제와 함께 먹으면 저혈압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3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단제
몸속에서 혈압을 올리는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이라는 어려운 이름의 시스템을 차단해 혈압을 낮추는 약이다. 심장과 콩팥 질환 및 심부전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는 기침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안지오텐신 II 수용체차단제는 이를 개선했다.

이런 점 주의해야!
콩팥에서 칼륨 배설을 막기 때문에 칼륨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체내 칼륨 농도가 높아져 불규칙한 맥박, 심계 항진, 근육통 및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칼륨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잡곡류 등은 삼가야 한다.


#4 칼슘길항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고혈압 약이다. 혈관을 확장시키면서 혈압을 낮추고, 심장의 수축력을 억제해 박동 수를 조절한다. 특히 나이 많은 환자의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고, 최근 심·뇌혈관 질환 예방 효과도 입증됐다.

이런 점 주의해야!
자몽 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약효가 강해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칼륨 배설을 억제하므로 칼륨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잡곡류의 섭취는 삼간다. 항생제(에리스로마이신)나 항진균제(이트라코나졸, 케토코나졸), 소화제 및 제산제 계통 약(시메티딘, 라니티딘)은 약효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기고자 :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심장내과 정남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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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결코 가벼운 질환이 아닙니다.

[세브란스병원]
정남식 교수

세브란스 병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심장내과 교수
국민고혈압사업단 의료사업부 부단장
연세대학교 총동문회 운영부회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과대학장
연세대학교 의학정문대학원 원장
연세대학교 의료원 세브란스병원장

'침묵의 살인자' 또는 '소리 없는 저승사자'라고 하는 고혈압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과 치료를 위한 의학정보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