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6-11-30
1월15일/일요일
오늘은 1~2시간 동안 등산을 하도록 돼 있었습니다.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하니 걷기는 물론 다리 근력 강화 운동도 됩니다. 공기 좋은 산에서 매연 걱정을 덜 하면서 걸을 수 있다는 것도 큰 혜택입니다.
그런데, 저는 못 같습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아침 일찍 일어났으면서도 가길 포기했습니다. 6시30분 쯤 일어나긴 했는데, 막상 옷 입고 나서는 게 그렇게 싫은 거 있죠. ‘오랜만에 늦잠을 잘 수 있는 일요일인데’라고 생각하니 소파에 눕고 싶은 유혹이 엄청 크더군요. 결국 그 유혹에 지고 말았습니다.
어제도 쉬었는데, 오늘도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다른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집에서 회사까지 걸어서 출근하는 겁니다. 제 집은 혜화동 로터리에 있습니다. 집에서 출발, 창경궁 정문(서울대병원 후문)을 지나 원남동 로터리종로4가청계4가까지 간 뒤 복원된 청계천을 따라 광화문까지 걸었습니다. 속보로 45분 쯤 걸리더군요. 걸음 수는 세보지 않았습니다. 등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운동 효과는 있었겠죠? 날씨가 풀리면 자주 출근 코스로 삼을 생각입니다.
마라톤 도전을 선언한 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회사 동료가 그러더군요. “당신은 연습을 열심히 할 수 있는 조건을 거의 갖췄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겐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요. 그 논리는 이렇습니다.
저는 담배를 안 피웁니다. 술은 체질 상 마시지 못합니다. 소주 한두 잔에도 얼굴이 벌개지고 취하니까 술 자리에 자주 가지도 않을 뿐더러, 가더라도 거의 마시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술자리에서 ‘안주 킬러’ 노릇을 하느라 몸무게가 늘었는데, 이젠 안주도 가급적 안 먹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새벽까지 술 마실 일이 없으니,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쉬울테고 운동도 계획대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결국 술·담배를 거의 안 하는 제가 수많은 유혹 속에 살고 있는 40대 보통 사람을 대표할 수 없기 때문에, 제 마라톤 도전 과정이 모범사례가 될 수 없다는 게 그 동료의 주장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인생의 중반에 접어드는 40대 초반. 키 179cm, 체중 92.9㎏의 홍기자가 10월 22일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완주에 도전합니다. 춘마도전을 위한 '홍기자의 몸만들기 10개월 작전'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