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8-09-09
<코호흡의 중요성> 운동선수의 코를 주목하라
호흡에도 정도가 있다. 건강한 호흡이 건강한 몸을 만든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중계를 보다보면 코에 밴드 같은 것을 붙이고 있는 선수들이 눈에 들어온다. 혹시 야구공이나 야구배트에 가볍게 긁히기라도 한 걸까? 그러나 이 밴드는 축구경기에서도 눈에 띈다. 축구장을 쉴 새 없이 내달리고 있는 선수들의 코에는 어김없이 이 밴드가 붙어 있다. 야구든 축구든 상관없이 운동선수들은 모두 코에 상처를 입는 것이 무슨 징크스인 걸까?
선수들이 코에 붙인 이 밴드는 상처가 나서 붙인 밴드가 아니다. 그것은 코호흡을 위한 보조기구의 일종이다. 이 ‘노이즈 밴드’에는 플라스틱으로 된 얇은 판이 들어 있다. 콧등에 붙이면 플라스틱이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콧살을 양쪽으로 당겨 콧구멍이 확장되도록 한다. 코의 흐름을 좋게 하고 입으로 호흡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노이즈 밴드를 사용하는 운동선수라면 거의 모두 코호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운동을 하다보면 다량의 공기가 필요해진다. 자칫 방심하면 입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입으로의 호흡은 그 순간일 뿐 결국 몸을 피곤하게 만든다. 중·고등학교 시절 오래 달리기를 생각해보자. 한 바퀴, 두 바퀴 운동장을 돌수록 숨이 가빠지고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려 크게 숨을 몰아쉰다. 그러나 입을 벌리고 난 후 배가 당기기 시작하며 더 힘들어진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면역체계에 악영향까지 미친다.
아무리 훌륭한 근육을 가지고 트레이닝으로 몸을 단련시키더라도 입호흡을 방치한다면 기초가 닦이지 않은 터 위에 집을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설사 집을 세우는 일이 조금 늦어지더라도 기초를 단단히, 깊게 닦은 후에 하는 것이 백번 낫다.
그러나 아이들은 바른 말보다는 욕을 더 빨리 배우고, 그렇게 안 좋다는 담배에 습관이 들면 정말 독하게 마음먹지 않는 한 끊기 힘들게 된다. 이처럼 우리는 나쁜 것은 빨리 배우고 고치기 힘들다. 입호흡도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 버릇이 되어버림 습관을 고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일단 입호흡이 몸에 배어버리면 코호흡으로 바꾸기가 어렵다. 코호흡에 익숙해진 것 같다가도 긴장을 놓는 순간 다시 되돌아가 버린다.
의지와 노력도 필요하지만 ‘노이즈 밴드’처럼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구가 있다면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잠이 들어버리면 의식이 없어지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때야말로 정말 기구의 도움이 필요하게 된다. 입으로 호흡하지 않도록 마스크나 입술전용으로 쓰는 테이프를 붙이는 등 반강제적으로라도 입이 열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영동한의원 / 김남선 원장
김남선 영동한의원(코알레르기 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