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8-13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점점 늘어나면서 손가락 관절 사용량도 늘고 있다. 손가락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만큼 손가락을 구부리고 펼 때 걸림 증상이나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인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의 발생이 많아지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2015년에 18만1434명이었던 방아쇠수지증후군 환자는 2023년도에 26만9178명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을 구부리는 굽힘힘줄이 도르래 역할을 하는 뚜껑부분인 활차부분에서 걸리면서 손가락이 잘 구부려지지 않거나, 구부려진 뒤에 잘 펴지지 않으며 ‘뚝뚝’ 걸리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물건을 꽉 쥐고 일하는 직업군(운전사, 요리사, 헤어디자이너, 소방관 등),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에서 빈도가 높으나, 최근에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및 골프, 테니스 등 타격 운동을 즐겨하는 젊은 층도 방아쇠수지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손바닥과 손가락을 이어주는 중수수지관절로부터 1cm 가량 몸의 가까운곳에서 누르면 압통이 있거나 딱딱한 결절이 만져지며,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듯 손가락의 딸깍거림을 동반한 걸림을 경험하는 것이다. 주로 엄지와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셋째, 넷째 손가락에서 증상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증상이 심해져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거나 펴지지 않는 증상을 경험하며, 계절적으로는 겨울철에 가까워질수록 증상이 심해짐을 느낀다.

초기 치료로 약물치료, 주사치료, 재활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통증이 심할 때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일시적으로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으나,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오히려 힘줄의 퇴행성 변화를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딸깍거리는 손가락 걸림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기존의 방아쇠수지증후군 수술은 피부를 절개하는 개방형 유리술로 진행됐다. 피부를 약 2cm 절개해 힘줄이 걸리는 힘줄덮개(활차)에 접근하기 때문에, 주변조직 손상으로 인한 수술 후 통증 및 절개로 손상된 피부 회복이 더뎠고, 출혈 및 감염의 위험도 더 높았다. 특히 손바닥은 우리 몸의 가장 민감한 부위이기 때문에 손바닥에 생긴 흉터부분에서 완치 후에도 불편감을 느끼는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술식의 개선으로 2mm 초소형 수부내시경을 이용한 방아쇠수지증후군 유리술이 가능해져 치료 부담이 적어졌다. 부분 마취하에 2mm 미세내시경을 수직이나 수평 피부절개 없이 작은 ‘내시경 포털’만을 이용해 병변에 접근하여, 주변조직 손상 없이 손가락 힘줄의 뚜껑부분인 ‘활차’만을 선택적으로 절개해 터널을 넓혀주는 유리술을 진행한다. 내시경을 보며 진행하기 때문에 안정성도 높아졌다.

실제 본원에서 내시경 미세 유리술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 평균적으로 5~10분의 짧은 수술시간과 당일 혹은 1박2일 정도의 입원 후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할 정도로 빠른 회복 및 좋은 예후를 보였다.

방아쇠수지증후군은 부위 특성상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를 요하는 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막연한 불안감으로 고민하고 미룰 경우, 힘줄 걸림으로 인한 만성염증으로 인해 힘줄 손상 및 파열을 유발해 후유장애를 남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술식의 개선과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더 이상 부담이 큰 절개형 수술이 아닌 미세 내시경 수술이 가능해진 만큼 두려워 말고 하루 빨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건강한 손가락을 되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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