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허리디스크 환자였다

나도 허리 수술은 처음이라(2)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

본격적으로 인공디스크치환술에 돌입하다

수술 대 위에서
노래는 한 시대를 향유한다. 동시에 그때 그 시절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내게 한 팝송이 10년 전 인공디스크치환술을 떠올리게 하듯이 말이다. 수술 중에는 집도하는 이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잔잔한 음악을 틀곤 하는데, 내가 수술을 받던 그날은 카펜터스(Carpenters)의 <Yesterday Once More>가 흘러나왔다.

기다란 녹색 시트가 깔려 있는 수술대 위에 눕자 기분이 참 묘했다. 수술대에 서서 수술을 하기만 했지 직접 누운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수술대는 굉장히 좁았다. 의사가 환자 바로 곁에서 자세히 살펴야 해서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막상 직접 누워보니 정말 좁았다. 종종 수술 도중 수술대에서 떨어지진 않을까 겁내 하던 환자들의 모습이 사뭇 공감됐다. 그때마다 무릎관절에 까만 밴드를 채워 안전하다며 걱정 말라고만 말했는데, 앞으로는 먼저 수술을 앞둔 환자분들의 두려운 마음을 헤아려 주리라.

수술 대 위에 누워 이런저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 때쯤 다음의 가사가 흘러 나왔다.

‘All my best memories come back clearly to me
Some can even make me cry.
Just like before It's yesterday once more.’

‘가장 좋았던 기억들이 선명하게 떠오르네.
심지어 어떤 기억들은 눈물 나게 하지.
마치 예전처럼 지난날이 다시 온 것 같아.’

-<Yesterday Once More(Carpenters, 1973)> 중에서-

난 간절히 기도했다. 수술이 잘되어 설악산 대청봉을 다시 한번 오를 수 있기를. 지금도 <Yesterday Once More>를 들으면 그날의 분위기, 소독약 냄새까지 생생하게 떠오른다.

배로 하는 인공디스크치환술 본격 돌입
마취 후 소독약으로 수술 부위를 잘 닦은 다음 맹장 수술을 하듯이 배에 한일자(一)로 칼집을 냈다. 등이 아닌 ‘배’로 하는 수술이라 척추뼈를 전혀 손대지 않고 신경이 위치해 있는 척수도 건드리지 않는다. 따라서 신경 손상 없이 허리의 운동성을 잘 유지할 수 있다. 복부를 절개하면 제일 먼저 노란 지방이 보이는데, 지방에는 모세혈관이 많기 때문에 출혈 위험이 있어 레이저 수술기구를 이용해 혈관을 통제해야 한다. 그다음 조직을 벌려주자 하얀 근막이 나왔다. 근육에는 결이 있어 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술 가위로 자르는데, 피가 날 경우 ‘고주파 바이폴라’로 출혈을 조절한다. 이는 복막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자르는 것일 뿐, 복막으로 들어간 다음에는 신경 손상을 막기 위해 근육을 자르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웬만한 수술의라면 거의 다 할 수 있는 과정이다. 하지만 복막에서 척추까지 가는 것부터가 중요하다. 나 역시 이때부터는 더 적극적인 자세로 모니터를 관찰했고 스텝들과 소통했던 기억이 난다. 복막에서 척추까지 가려면 정맥과 동맥이 다치지 않도록 살며시 복막을 젖혀주며 척추가 나올 때까지 길을 잘 열어야 한다. 길을 여는 과정은 얼핏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굉장히 어렵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집도의의 숙련됨, 기술,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인공디스크치환술 집도의라면 내장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 척추까지 도달하는 길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병원은 주기적으로 인공디스크치환술 모의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변호사들이 모의 법정을 열듯이 말이다. 이는 수술을 좀 더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수술에 참여하는 의료진들끼리의 합을 맞추고 싶은 이유가 더 크다. 대부분의 일들이 그렇겠지만 수술 역시 ‘합(合)’이 중요하다. 그리고 환자 또한 자신의 집도의를 신뢰해야 한다. 이러한 합을 바탕으로 한 수술이어야 완벽하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그날의 합은 참 좋았다. 별 탈 없이 무사히 척추까지 도착했고, 이제 디스크의 섬유륜을 절개하고 수핵이 얼마나 남았는지, 신경을 누르는 게 있는지를 확인한 후 낡은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디스크를 삽입하면 끝이다. 혹시 몰라 한 번 더 확인했지만, 전에 MRI로 찍어본 대로 디스크가 다 닳아서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다행히 주변에 자란 뼈는 없었다. 하지만 걷어낼 만한 디스크가 별로 없다는 건 완충작용을 해주는 디스크가 없어 뼈와 뼈가 부딪혀 극심한 통증을 유발했음을 의미한다.

“피가 나나?”
“많이 나지 않습니다.”
“전반적인 상태는?”
“디스크만 갈면 될 거 같습니다.”
수술이 깊어질수록 스텝들과 대화가 더 잦아졌다. 스텝들과 인공디스크 사이즈는 높은 것을 쓸지, 낮은 것을 쓸지, 장착 위치는 어디가 좋을지 등 묻고 답하며 수술 정점을 향해갔다.

인공디스크치환술의 클라이맥스, 인공디스크 장착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 디스크의 구조 -
섬유륜 : 섬유성 층판이 바퀴처럼 둥근 모양으로 12겹의 층판을 이루며 수핵을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섬유테라고도 하는데, 마치 나이테처럼 수핵을 12겹으로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구조를 강조한 말이다.

수핵 : 굳기름(지방)과도 같은 겔(gel) 성분의 물과 연골성 섬유로 이뤄져 있는데, 말랑말랑한 젤리와 비슷하다. 이 척추의 하중을 받쳐주며 척추가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척수 : 척추관 안에 있는 중추신경계의 일부분으로 뇌와 말초신경을 이어주는 신경계이다. 감각 및 운동신경들이 모여 있어 척수가 손상될 경우 몸을 움직일 수 없거나 감각이 마비될 수 있다.

척추관 : 척추의 가운데 뚫린 관 모양의 구멍을 말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허리와 다리의 극심한 통증을 몸소 겪었던 신경외과 전문의가 직접 들려주는 척추 건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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