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건강을 위한 엄지척 이야기
왜 신경을 쓰면 두통이 생기는 걸까?
서울척병원 뇌신경센터
김동희 과장
- 스트레스 반응에 따라 뇌혈관 자극으로 통증 유발
-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 원인 달라져
흔히 골똘히 생각을 하거나 어떤 일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머리가 아프다’, 혹은 ‘골치가 아프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여기에서 ‘골치’는 머리 또는 머릿골을 의미하므로 같은 말인 셈이다. 비슷한 말로 스트레스의 대상을 향해 ‘신경 쓰이게 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과연 머리를 많이 쓰면 두통이 생기는 걸까?
이러한 궁금증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두통’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우리 뇌는 신경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신경세포체가 모여있는 회백질을 섬유질인 백질이 감싸고 그 위에 다시 딱딱한 머리뼈가 보호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조직은 통증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없을 뿐더러 두통의 원인이 되지도 않는다. 뇌는 우리 몸의 각 감각기관의 신경을 주관하는 기관이지, 직접 신경을 느끼는 기관은 아니기 때문이다.
두통은 곧 두피나 두개골 속의 혈관이나 뇌를 싸고 있는 막에서 발생하는 통증에서 기인한다.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 우리 뇌 안에 있는 혈관들이 반응을 하게 되는데, 그에 따라 혈류량이 증가하고 혈압이 높아지게 된다. 생각을 많이, 혹은 깊이 하게 되면 그만큼 예민해지게 되고 이는 곧 신경을 쓴다는 의미가 되는 셈이다. 우리가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이지만 이와 같은 우리 몸의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
비슷한 맥락으로, 두통이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서도 두통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편두통이라고 반드시 한쪽에서만 통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잘못된 명칭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경우에 해당한다. 편두통은 한쪽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양쪽에서 나타나기도 하는데, 편두통 중에서도 한쪽에서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를 편측성두통이라고 하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또 뒤통수나 뒷목 쪽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극심한 스트레스나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이나 어깨의 근육이 뭉치거나 근육 긴장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휴식을 취하거나 근육을 마사지해 긴장도를 풀어주면 증상이 개선될 수 있으며, 그럼에도 통증이 이어진다면 경추성두통, 혹은 후두신경통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통증의 경과를 살펴야 한다.
이처럼 두통은 그만큼 일상적인 증상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쉽게 병원을 찾는 일은 드물며 흔히는 약국에서 진통제를 구입해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두통이 수일동안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라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그에 맞는 치료가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뇌의 문제로 인한 2차성 두통이라면 더욱이 빠른 치료가 필요하겠고, 눈으로 확인 가능한 원인을 알 수 없는 1차성 두통이라 할지라도 약물치료, 생활습관 교정 및 보톡스를 포함한 주사치료 등으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두통이나 어지럼증부터 치매와 뇌졸중까지, 지식과 영혼을 품고 있는 뇌 건강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