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를 찾는 의료소비자들이 공통적으로 묻는 게 있다. 바로 ‘지방흡입을 하면 평생 요요현상 걱정을 하지 않나요?’라는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세모’다. 지방흡입수술 결과가 완벽하게 나왔더라도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지방흡입수술은 지방세포를 체외로 영구히 배출시킨다. 원칙대로라면 수술 받은 부위에 살이 다시 찌지 않아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는 수술 받은 당시의 체중을 잘 유지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지방흡입수술을 받는다고 해서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에도 다시 기름지고 당분이 많은 음식을 매일 섭취한다면 다시 몸무게가 증가할 수 있다.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요요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매한가지다. 

물론 몸무게가 증가할 때 수술 받은 복부나 허벅지, 팔뚝의 사이즈는 다른 부위에 비해 덜 늘어나는 게 이전과의 차이점이다. 체중의 3~5% 정도까지 살이 쪄도 수술 받은 부위는 크게 변화가 없다. 만약 수술 후 당시의 체중을 유지한다면 이 같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 몸무게가 급격히 증가한다면 수술 받은 부위라도 버티기 힘들다. 이는 비만에 지방세포수뿐 아니라 지방세포 ‘크기’도 한 몫 하기 때문이다. 지방세포가 많이 배출됐더라도 지방세포의 크기는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작용으로 지방흡입수술을 받았던 복부나 허벅지, 팔뚝이 다시 통통해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막으려면 살을 더 빼기 위한 노력보다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한 ‘유지어터’ 생활을 이어가는 게 유리하다. 간혹 ‘다이어트를 하기 싫어서 지방흡입을 받았다’고 토로하는 의료소비자도 있는데, 수술 전 의료진이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줘야 한다. 

특히 복부비만으로 지방흡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이 같은 상황에 더욱 대비해야 한다. 시술 후에도 식이요법과 적절한 유산소운동이 필수다. 

‘내장지방’이라는 복병 때문이다. 복부비만으로 허리둘레가 커질 경우, 피하지방뿐 아니라 내장지방까지 함께 쌓이기 마련이다. 내장지방은 체지방 중에서 건강에 가장 좋지 않은,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장 사이사이에 자리잡아 원활한 신진대사를 해치고 성인병에 노출되도록 한다.

지방흡입수술은 피부 밑의 피하지방만 제거하는 만큼 내장지방은 없앨 수 없다. 이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식이요법과 적절한 유산소운동이다. 수술 결과가 성공적이더라도, 내장지방이 다시 쌓이면 배가 볼록해지기 쉽다. 특히 수술 후 피하지방세포는 줄어들어 살이 잘 찌지 않아 내장지방으로 몰리기 쉬워 더욱 주의해야 한다. 수술 후 배가 나온 경우 뱃살을 꼬집어보면 피부는 거의 잡히지 않을 정도로 얇은 경우가 많다. 이는 피하지방은 거의 없이 내장지방이 찼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히 외적 문제를 유발할 뿐 아니라 건강에도 적신호를 켜는 만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물론 체중감량 목표가 높았을 때만큼 힘들게 할 필요는 없다. 저녁식사에서 탄수화물 비중을 줄이고, 매일 30분 정도 살짝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운동이면 충분하다.

수술 후 콤플렉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일상에 복귀하는 의료소비자가 적잖다. 이 같은 즐겁고 행복한 기분을 오래 유지하려면 약간의 긴장감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고급차도 구입 후 오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면 유지와 보수가 필요하듯, 아름다운 몸매를 위해서도 일상 생활 속에서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으로 유지 관리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