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안과의사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이유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이인식 대표원장
요즘과 같이 선선한 바람을 느낄 때면 가을이 왔음을 부쩍 실감한다. 더운 여름에 수술을 미뤄왔던 이들이 라식, 라섹을 받으려 하나 둘 찾아오면서 병원도 붐빈다. 진료를 하다 보면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수술하고 나면 얼마나 잘 보이나요?’이다. 안경, 렌즈와 같은 교정 기구에 의존해야 했던 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질문이다. 사람마다 최대 교정 시력은 다르지만, 누구나 수술한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의사의 몫이다.
안과의사는 수술에 앞서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이 과정에서 환자와 안과의사가 품는 질문이 달라진다. 안과의사는 에 앞서 ‘이 눈이 과연 수술해도 되는 눈인가?’ 하는 질문을 먼저 품는다. 대부분의 눈은 라식라섹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안전’을 1순위로 수술하면 안 되는 눈을 걸러내는 것이 수술 전 안과 의사의 첫번째 과제이다.
수술하지 말아야 하는 대표적인 예가 원추각막이다. 원추각막은 둥근 각막이 안구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원뿔모양처럼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이 경우 수술을 강행하면 시력저하, 왜곡, 눈부심에 시력까지 잃을 수 있어 수술 전 유무를 꼭 살펴야 한다. 그렇다면 수술하지 말아야 하는 원추각막 등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바로 인공지능 AI 에 있다. 물론 의사도 자신의 경험으로 각막지형도를 보고 이 환자가 원추각막인지 아닌지 주관적 판단이 가능하다. 의사의 경험과 인공지능 AI 머신러닝 시스템이 합쳐진다면?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의견이다. 최근 여러 학회지와 논문을 보면, 각막지형도 검사 결과를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켜 원추각막을 걸러낼 수 있다는 주장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여러 연구가 한 목소리를 내며 말하고 있는 것은 머신러닝을 통한 인공 지능이 수술을 하면 안 되는 사람, 즉 수술 결과가 안 좋을 가능성이 높을 사람을 걸러낸다는 것이다.
수술 전, 의사는 앞서 말한 수술 가능 여부뿐 아니라 환자의 생활 환경, 맞춤형 수술방법, 부작용 여부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의사가 검수하고 고려해야 하는 것을 인공지능 AI는 한 번에 보여줄 수 있다. 복잡한 계산을 컴퓨터에게 맡기면, 금방 결과를 도출해내는 것과 같다. 인공지능 AI는 환자와 의사 모두를 위한 안전장치이자, 검사 결과를 빠르게 판단해주는 보조도구의 역할을 한다.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오진 가능성을 막고 진료의 효율성을 제공하며, 환자의 신뢰도도 함께 높인다.
그럼 인공지능 AI가 언젠가는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의사는 환자를 대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있고, 그 정보와 검사결과를 토대로 가장 최선의 진단을 내린다. 대면으로 얻는 정보가 배제된 상태라면 인공지능 AI 의 진단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입력된 데이터로 결과만 내는 인공지능 AI는 아직은 의사를 따라올 수 없다. 지금도 더 정확하고 높은 시력의 질을 만들기 위해 안과의사들은 인공지능AI를 연구하고 있고, 인공지능AI는 어디까지나 의사를 보조하는 역할로 자신의 할 일을 해낼 뿐이다.
노안, 백내장, 시력교정술부터 전신상태까지! 의학과 인문학, 생생한 병원 이야기와 트렌드를 결합시킨 재미있는 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