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배우는 인체생리학

우리는 왜 음식을 먹어야 할까?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

생명체의 특성과 항상성 그리고 세포

생리학의(Physiology) 사전적 의미는 '자연에 대한 지식'이다. 생명 유지를 위한 화학적, 물리적 과정을 모두 포함해 생물체의 일반적인 기능과 성질을 연구한다. 쉽게 얘기하면 생명 현상이 '왜' '어떻게' 나타나는지 연구하는 것이다. 앞으로 연재할 칼럼이 인간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번 칼럼은 앞으로 인체생리학을 통해 질환을 배우기에 앞서, 반드시 알아둬야 할 개념을 설명한다.

우선 생명체의 특성과 항상성에 대해 살펴보자. 아이가 태어나면 힘을 내기 위해 젖을 먹고(대사), 점점 덩치가 자라(성장) 학교를 다니고(운동), 어느덧 친구를 사귀게 된다(유기체). 성인이 된 아이는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생식) 점차 늙어가는 것에 적응하는데, 이것이 생명체의 특성이다. 생명 유지에 필수인 항상성은 비슷한 조건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사람이 일생을 사는 데 돈이 필요하듯 생명체의 특성과 항상성 유지를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세포, 조직, 기관, 계통으로 구조화된 인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ATP(adenosine triphosphate)'라고 불린다. ATP는 우리가 먹는 음식물 속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소화를 통해 체내 흡수되고 에너지가 필요한 세포로 전달되는 대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자료=<생리학, 수문사>(박억숭 공저)


◇영양소가 ATP로 변하는 과정

1. 탄수화물은 여러 분해 과정을 거쳐 포도당이 되고, 포도당은 에너지가 필요한 세포에서 두 가지 과정을 통해 ATP를 생산한다. 먼저 산소 없이 세포질에서 2개의 ATP를 만드는  해당과정①이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산소를 쓰면서 사립체에서 약 30~32개의 ATP를 만드는 사립체 호기성경로②가 있다. 효율 측면에서 호흡을 통한 산소공급이 꼭 필요하다.



자료=<생리학, 수문사>(박억숭 공저)


운동은 근육세포에서 ATP를 사용해서 이루어진다. 보통은 사립체 호기성경로로 ATP를 만들지만, 산소공급에 비해 운동량이 많으면 해당과정을 통해 ATP를 만들어낸다. 문제는 해당 과정으로 ATP를 만들면 젖산이 나오고, 이 젖산이 근육세포에 쌓이면 통증이 생겨 근육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과격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게 산소를 공급한다.

2. 지방은 에너지 함량이 높은 저장물질이다. 에너지 사용이 필요한 경우 지방이 글리세롤과 지방산으로 분해된다. 글리세롤은 탄수화물처럼 해당 과정의 중간으로 들어가서 ATP를 만든다. 하지만 지방산은 긴 탄소사슬을 가지고 있어 베타 산화(β oxidation)라는 과정을 거친 후 사립체호기성경로를 통해 ATP를 생산한다.

당뇨병 환자는 뇌 세포에 당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에너지를 쓰기 위해 지방을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케톤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케톤이 쌓이면 우리 몸을 산성화시켜 의식을 잃을 수도 있고, 입에서 아세톤 냄새가 나기도 한다.

3. 단백질은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이 된다. 아미노산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질소(N) 분자를 제거하기 위해 탈아미노화반응(deamination)이 일어나고, 아미노산은 이 반응을 통해 유기산과 암모니아(NH3)가 된다. 유기산에는 해당과정과 사립체호기성경로 어디로든 들어가서 ATP를 만들고, 독성이 있는 암모니아는 간에서 요소로 바뀌어 소변으로 배출된다.



자료=<생리학, 수문사>(박억숭 공저)


탄수화물은 젖산, 지방은 케톤이라는 인체에 별로 도움 되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낸다면, 단백질이 대사되면 암모니아라는 찌꺼기가 만들어 진다. 암모니아는 보통은 요소, 요산 이라는 형태로 바뀌어 소변으로 배출 된다. 하지만 가끔 요산이 많이 만들어져서 관절에 쌓이게 되는데, 이것을 통풍이라고 한다.

정리해보면, 인간이 음식을 먹으면 소화관에서 소화을 통해 음식을 영양소 형태로 바꾸어 흡수하고, 혈류를 따라 에너지가 필요한 세포로 이동한다. 영양소를 에너지로 바꿀 때 산소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므로 호흡을 통해 적혈구는 산소를 필요한 세포로 이동시킨다. 이러한 에너지 확보를 위한 영양소와 산소의 이동은 심장이라는 펌프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렇게 생성된  ATP는  'ADP(adenosine diphosphate)'가 되면서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세 개의 인산기에서 하나가 떨어져 나가면 에너지가 발생한다. 1만3000원이 1만2000원으로 줄면 1000원의 에너지가 발생하는 식으로 이해하면 쉽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몸의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다.

◇세포 공정 한 군데라도 문제 생기면 질환 발생

세포는 인체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상상해보자. 세포막(공장벽)을 이루는 주요 재료는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이고, 세포 분열을 통해 또 다른 세포를 만들기 위해 핵(nucleus)은 제품에 대한 유전 정보(설계도)를 제공한다. 핵 주변에 있는 과립세포질그물(rER)에 붙어 있는 리보솜(ribosome)에서는 단백질을 만들고, 무과립세포질그물(sER)에서는 지방을 만들어낸다. 골지체(Golgi complex)는 탄수화물을 만들고, 이미 만들어진 여러 물질들을 분류, 저장하는 창고 역할을 한다. 세포 내의 각 기관들이 마치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장의 각 과정이라 생각하면, 모든 공정에는 ATP라는 에너지(돈, 전기)가 필요하므로 사립체(mitochondria)에서 발전기처럼 포도당과 산소를 사용하여 ATP를 만들어낸다. 쓰고 남은 재료나 폐기처분해야 하는 물질들은 마치 소각장 같은 용해소체(lysosome)에서 처리한다.

세포는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들어내는 공장처럼 다양한 형태와 종류가 있고 인체의 각 부분에서 항상성 유지를 위한 특수한 임무를 수행한다.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세포, 움직임을 일으키는 근육세포(근육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므로 사립체가 많다), 지지하고 보호하는 뼈세포, 소화액을 분비하는 점막세포, 인체의 세부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만드는 갑상선세포, 이자세포 등 그 모양과 기능들이 다양하다. 만약 특정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 한 군데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항상성은 깨지게 되고 결국 질환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자료=<생리학, 수문사>(박억숭 공저)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체생리학을 기반으로 인간에게 각종 질환이 왜 생기는지에 대한 기전을 알기 쉽게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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